세계의 AI 산업 구도는 지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단순히 누가 더 좋은 챗봇을 내놓느냐의 경쟁이 아니다. 이제는 그 챗봇을 가능하게 하는 ‘연산 인프라’, 즉 클라우드 패권을 둘러싼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글로벌 클라우드 3강으로 불린다. 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GPU를 쓸어 담으며, AI 소프트웨어와 묶어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조용히 새로운 전장이 됐다.
한국은 단순한 기술 소비 시장이 아니다. 통신망과 전력망 같은 IT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공공·금융·제조업 고객이 동시에 몰려 있는 나라다. 글로벌 기업에게는 ‘동북아 거점’을 세울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국내 기업에게는 ‘마지막 방파제’다. 따라서 여기서 벌어지는 경쟁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다툼이 아니라, 향후 10년간 세계 AI 생태계 주도권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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