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을 이용하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화면 옆 광고배너에 떠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대체 어떻게 내 입맛에 맞는 광고를 배치한 것일까.
우리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좋아하는 음식이나 옷, 가고 싶은 여행지 등을 공개한다. 이는 소비자 트렌드에 관한 유용하고 의미 있는 정보가 돼 이를 필요로 하는 유통업체나 광고회사에서 활용한다.
사람들이 PC와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도처에 남긴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빅데이터’라고 일컫는다. 사람, 상품, 위치, 감정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정보가 ‘유용한 비즈니스’가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최근 빅데이터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초(超)협력 전자정부’ 구축을 선언했다. 2015년까지 총 700억여원을 들여 행정데이터는 물론 민간이 구축한 데이터까지 융합한 정보를 시정에 활용해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민간기업·정부·학계도 “빅데이터, 우리가 잡는다”
올해 IT업계의 핵심 화두는 ‘빅데이터’다. 데이터 저장·분석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그간 방치되던 데이터의 재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상업에 접목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마트인 ‘월마트’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트위터 등의 SNS를 기반으로 한 소셜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한 후 상품 진열이나 브랜드 론칭 등에 활용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의 모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연고’의 성공사례도 눈길을 끈다. 이 연고는 타박상, 벌레 물린 데 등으로 홍보하다가 경쟁 제품에 밀리면서 매출이 부진했다. 그러다가 많은 여성들이 멍자국에 고민한다는 소셜데이터의 ‘멍’ 키워드를 발견한 후 홍보전략을 ‘멍 치료제’로 바꿔 대성공을 거뒀다.
중앙 정부도 빅데이터 비즈니스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빅데이터로 창조경제 시동건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빅데이터 우수 서비스 모델과 사업자를 선정해 연말까지 총 14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안전행정부도 ‘정부 3.0’ 구현을 위해 융합·맞춤형 전자정부 수립을 목표로 공공데이터 개방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3.0의 핵심인 맞춤형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발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미 2011년부터 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 ‘개인별 맞춤형 통합건강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공단 업무에서 생성되는 수천억 건의 병원행정전산망 자료를 활용해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한다는 계획이다.
학계도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는 30일 교내 엔지니어하우스 대강당에서 ‘서울대 빅데이터 포럼’을 발족해 빅데이터 연구와 교육활동을 병행키로 했다. 포럼에 참여하는 교수만 14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빅데이터·모바일 중심 행정서비스 본격화
지방정부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리 없다. 기업과 중앙정부의 치열한 빅데이터 전쟁을 바라만 보다간 훗날 이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 기술과 정보를 사와야 하는 날이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30일 시청브리핑룸에서 설명회를 열어 기존 IT기반의 시 행정을 빅데이터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진화시켜 시민들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365일 모바일을 통해 모든 정보를 제공받는 환경기반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시는 우선 빅데이터를 활용한 심야버스 최적노선을 올해까지 구축해 시민들에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 택시잡기 쉬운 위치를 찾아주는 서비스도 추진하며 행정정보를 지도로 구현하는 ‘서울형 지도태그’를 도입해 각종 날씨·교통·문화정보 등을 공간정보로 표시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강우량, 제설정보, 기상특보, CCTV 등 민·관의 재난관련 데이터를 융합해 재난을 예측·예방하는 한편 날씨, 경제지표, 소셜미디어, 자살 통계, 뉴스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살 예방 프로그램 및 홍보활동에도 세울 방침이다.
김경서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은 “빅데이터는 IT환경에서 최근 2~3년 동안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행정기관에서 활용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 빅데이터 융합이라는 초협력을 통해 시민들에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서울시의 우수한 빅데이터 기술을 해외에 수출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새로운 시대 전망 ‘쾌청’
민간기업과 중앙·지방정부, 학계가 모두 빅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투자비용 대비 효과와 실효성,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 등이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사업의 성공 유무는 공공정보 공유와 시민들의 개방된 의식이 선행돼야 한다”며 “또한 빅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기술과 인력 확보, 투자력 확보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빅데이터가 워낙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다 보니 개인정보나 사생활 침해 등의 반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부작용 우려를 씻을 수 있는 홍보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을 만드는 공직 조직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도 정작 빅데이터의 개념이나, 활용, 전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공직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고 국회에서도 빅데이터 관련 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일선 공무원들은 빅데이터에 대해 잘 모른다”며 “공무원 교육 등을 통해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민간기업들 사이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술력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빅데이터 관련 프로젝트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는 만큼 미래 전망은 밝다.
김경서 단장은 “지자체 등 행정기관이 민간기업과 벌이는 치열한 빅데이터 경쟁 속에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경쟁에서 살아남고 시민 호응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결과도출이 중요한데 올해 안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결과를 서울시가 먼저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