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의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수십억달러가 새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미국기상학회가 주최한 워크숍에 참석한 학자들과 보험업계 대표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요즘 유행하는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기후변화 분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발표자들은 기업들이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잃고 있다고 했다고 블룸버그가 5일 전했다.
셰런 헤이즈 컴퓨터사이언스사 부회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전 세계에 1500만 기가바이트(GB) 규모의 기후 데이터가 존재한다"며 "2030년에는 350페타바이트(1PB는 100만 GB)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 데이터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지만, 과학자들을 제외하곤 전혀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헤이즈는 “기후 데이터가 원자재 상품 거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 외에도 보험, 제조업, 건설업 등 산업에서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정보"라고 말했다.
작황에 따라 원자재 가격의 등락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기후를 예측해 거래 결정에 반영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미국에서 일 평균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거래 규모는 2500만달러(약 270억원)가 넘는다. 설탕의 경우는 연간 1조달러에 달한다. 이들 원자재는 코카콜라와 같은 기업들의 주요 거래 상품이다. 거래규모가 크다 보니 지난해 미국에 불어닥친 가뭄으로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을 때 기업들에 돌아간 피해도 막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헤이즈는 "기후변화는 제조업에 15조달러, 건설업에는 8720억달러의 손해를 끼칠 수 있다"며 "에너지 업계 역시 기후 변화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보험 업계는 기업 결정 과정에서 기후 변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소개됐다. 부동산·손해보험사 11곳은 대기환경연구소(AER)에 캐나다와 미국의 태풍과 해일 빈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1980년대 이후로는 북미 지역에서 태풍 발생 빈도는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건당 피해 규모는 더욱 커졌고, 이에 보험사들의 위험성도 증가했다. AER은 "데이터를 수집해 리스크 운용 도구를 만들어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