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SW(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은 토종 SW 기업으로는 드물게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도 SAP, 오라클과 같은 글로벌 회사가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분야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누며 거둔 성과다.
매출 규모 뿐 아니라 국내 ERP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보급율도 글로벌 업체들 못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한다. 20년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전국에 뻗어있는 직영 서비스망을 통해 패키지ERP 기준으로 중견·대기업 고객는 1만2000곳, 중소기업 고객은 12만곳에 달한다. IFRS(국제회계기준)솔루션도 자체기술로 개발해 시장보급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더존비즈온 사업본부를 총괄하는 이중현 부사장(더존SNS 대표이사)은 "국내 상장사의 50% 정도가 우리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며 "이것이 더존비즈온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수가 많다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성장을 지속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1년 본사를 강원도 춘천으로 이전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강촌캠퍼스라 이름을 붙인 이 곳의 자랑은 지하에 위치한 IDC(인터넷데이터센터) 'D클라우드센터'다. 연면적 3300㎡으로 규모는 작지만 이중, 삼중의 재해예방 시스템과 보안장치를 철저하게 갖추고 있다.
D클라우드 센터를 통해 더존비즈온은 기존 제품 솔루션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웹사이트에 접속하듯 회사 ERP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스마트워크'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더존비즈온의 설명이다.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지만 기존 고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이 부사장은 얼마 전 클라우드 ERP를 도입한 뒤 출장지에서 이를 쏠쏠하게 사용했다는 한 고객사 대표의 사례를 소개했다. 급한 회사일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평소처럼 귀국을 서두르던 찰라에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ERP를 도입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그는 "그저 좋다니까 반신반의하며 도입했던 클라우드 서비스였고, 대표 본인의 ID는 만들지도 않았었다"며 "실제로 사용해보더니 정말 고맙다며 와인 한 병을 선물하더라"고 웃었다.
최근에는 특히 기업 내 정보의 흐름을 모두 아우르는 솔루션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RP를 기반으로 각종 정보를 생산하면, 직원들이 UC(통합커뮤니케이션)이나 그룹웨어 등을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 이렇게 생산·유통된 정보는 더존비즈온의 IDC 센터에 보관됐다가 ERP의 DB로 재사용된다. 특히 D클라우드센터와 연계된 공인전자문서센터를 통해 세무회계사무소나 각 기업의 회계부서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거래내역과 세금계산서 등의 문서를 전자문서화해서 안전하게 보관한다. 여기에도 필요할 때마다 다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접목된다.
이 부사장은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실제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몇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더존비즈온은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있고 앞으로 더욱 의미있는 매출이 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존비즈온의 향후 목표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나는 것. 그동안 세무회계 ERP전문기업으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앞으로는 각 기업에 IT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IT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