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Big Data)가 모든 산업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재무, 회계, 조달, 생산, 유통, 마케팅에 이르는 기업 활동의 전 가치사슬(Value Chain)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라는 의미 자체에서 기존의 변화 패러다임과는 차원이 다르다.

IBM의 최고경영자인 버지나이 로메티는 이러한 현상에 이전부터 주목하여, "앞으로 모든 산업에 데이터가 승자와 패자를 가를 것이다"라고 예견한 바 있다. 2012년 다보스포럼에서 그 해 가장 주목 해야할 과학기술 1위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역시 2012년 10대 전략기술로 빅데이터를 선정했다.

빅데이터는 초단위로 빠르게(Velocity) 쏟아지는 어마 어마한 규모(Volume)의 다양한 형태(Variety)의 정형, 비정형의 규모가 큰 데이터 그 자체를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수집, 저장, 검색, 분석, 체계화 하기 위한 도구와 플랫폼, 분석기법을 포괄하는 용어다.

 

이러한 빅데이터가 광고에도 많은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광고전략 수립에서 집행의 전 영역에 빅데이터가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이미 대형 광고 회사 및 소셜 미디어 분석 전문 회사들을 중심으로 빅데이터터를 활용해 광고전략을 수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빅데이터로 인해 소비자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광고 기획자의 직관 또는 정량적, 정성적인 일회성 소비자 조사(Ad-hoc Research)를 통해 얻어 왔다. 앞으로는 인사이트 발굴에 빅데이터가 기존의 방식을 상당 부분 대체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방식에 비해 빅데이터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빅데이터는 제한된 표본이 아니라 전체 모집단(Universe)을 대상으로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대표성) 이다. 둘째, 스트리밍 컴퓨팅방식을 통해 즉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신속성), 셋째, 지난 수년간의 소비자 변화를 쉽게 추적(Tracking)할 수 있다는 점(종단적 분석), 넷째, 라이프로그 데이터에 기반해 소비자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류할 수 있다는 점(심층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예로, 연관어 분석을 통해 리포지셔닝에 성공한 사례로 모제약 회사의 멍치료 연고제가 있다. 이 회사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제품의 주 고객층을 아동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검색시 `멍 치료`라는 키워드와 함께 따라 나오는 단어인 연관어들을 분석한 결과 멍이나 붓기를 빨리 빼고자 하는 욕구는 어린이가 아니라 여성층에서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얼굴의 멍 때문에 외출을 못하거나, 미니스커트를 입기 위해 멍을 빨리 없애고 싶은 욕구가 여성들에게 강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착안해 이 제품의 컨셉트를 `무릎에 메이크업'이라는 여성용 미용 제품으로 수정하였고, 제품 디자인도 연고가 아닌 화장품처럼 보이도록 변경했다. 이렇게 리포지셔닝 한 결과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60%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게토레이는 미션 콘트롤을 통해 자사 광고를 만드는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 광고를 찍은 다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띄워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일을 한다.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면 마케팅 부서는 즉각 광고를 수정한다. 게토레이는 이처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광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한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운영하는 회사가 있다. SK플래닛 M&C 부문의 QnA(Quick and Achieve)라는 시스템이다. 광고 시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50만명 소비자 패널로부터 6시간 내 파악하여 즉각적으로 광고를 수정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빅데이터 활용은 광고 제작 및 광고전략 수립 차원을 넘어 실행 차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20여년 전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본 미래 광고의 모습이 2013년 현재로 다가와 있다. 빅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의 덕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