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기업들이 빅데이터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완성도 되기 전에 중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빅데이터 시스템을 완성하고도 실제로 업무에 적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빅데이터 도입보다는 도입 이유 등 목표를 먼저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일 클라우드ㆍ빅데이터 전문업체 인포침스(
www.infochimps.com)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업무에 도입하는 기업들 중 55%가 관련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인포침스는 기업들이 빅데이터 도입을 포기하는 이유로 `불확실한 목표와 범위(58%)'를 뽑았고, 기술적인 문제와 관련 부서의 협업 부재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이 빅데이터의 잠재성과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정작 실무에 적용할 때는 중요도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다른 솔루션에 비해 뒤로 미뤄 놓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기업의 IT책임자들이 빅데이터 보다 도입 후 바로 성과가 나타나는 모바일, 클라우드를 우선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포침스는 보고서에서 "대다수 기업들이 필요 이상의 정보를 모으는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정작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해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스템을 구축해도 지속적인 정보 수집과 유지 부문에서 기술 또는 자금적인 문제로 포기하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통신사와 유통 업체들이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결과물에 대한 부담으로 도입을 연기하거나 폐기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내 빅데이터 도입은 제조업체들이 제조과정 중 발생한 정보를 분석해 오차율을 줄이는 1차적인 활용에 머물고 있다. 해외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잠재고객 발견과 맞춤형 광고, 추천 서비스 등 기존 솔루션으로는 도입이 어려운 부분에 적용하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국내 한 통신사는 지난해 고객 분석과 각 고객층에 따른 표적 마케팅을 하기 위해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실제 도입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형 온라인쇼핑몰 사업자 중 한 업체도 온라인쇼핑 고객의 구매 이력에 따른 정확한 추천 항목 도입을 위해 빅데이터 솔루션을 추진했지만, 도입하지 않고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빅데이터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구축 만하면 산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을 기대하지만, 정확한 방향성이 없으면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빅데이터로 효과를 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진 부서가 결과물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도 도입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