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했던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올 상반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SK텔레콤, KT, LG CNS, 이노그리드 등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이용자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1년부터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SK텔레콤은 지난해까지 누적 가입자(기업 또는 개인)가 1500여곳(가상머신(VM) 기준)이였으나, 올 상반기에만 3000여곳으로 상승했다. 6개월만에 지난 2년간 누적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KT 역시 지난해 2000여 고객이 이용했으나, 올 상반기에 4500여 고객까지 증가하는 등 올 들어 매월 10%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LG CNS도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년에 비해 200% 이상 고객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 클라우드 업체인 이노그리드도 올 상반기 가입 고객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배 가량 증가했다.
이들 업체가 올 들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성장세 덕분이다.
모바일게임은 주기가 짧아 빠른 시간 안에 게임을 제작, 서비스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또 제작사들이 영세한 경우가 많아 게임용 서버나 스토리지 등을 직접 구매하기 부담스런 상황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서버, 스토리지 등을 가상으로(클라우드 환경)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이러한 게임 제작사들의 고민을 덜어준다. 또 이용자 증감에 따라 인프라를 조절할 수 있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게임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미 카카오톡 관련 모바일게임 플랫폼만 180여개 달하고,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더 늘 것으로 예상돼 퍼블릭 클라우드 이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문의가 가장 많다"며 "지난 2년간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게임 업체들을 시작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후발 주자들도 모바일게임 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는 등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 CJ헬로비전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게임 개발부터 게임 서비스까지 클라우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자체 IDC를 활용해 방송업계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 업체 대상 특화된 퍼블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후발주자지만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이 산업 전반에 확산돼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성춘호 이노그리드 대표는 "게임 업체들을 대상으로 퍼블릭 서비스가 각광받는 것은 분명히 다른 산업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뿐 아니라 현재 정부에서도 진흥법 추진과 시범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IT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11년 1604억원에서 연평균 47.6% 성장세를 기록해 2014년 4985억원 규모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