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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3 09:26
[어패럴뉴스] 패션 업계 ‘빅 데이터’가 필요하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3,441  
   http://www.apparelnews.co.kr/naver/view.php?iid=47899 [1123]
독일 가전 전문 브랜드 ‘필립스’는 2009년에 이유식 제조기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직후 독보적인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그 뒤 약 2년 후부터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원인으로 유사 브랜드 및 저가 제품의 증가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명확한 이유를 찾는데 실패한 ‘필립스’는 전 세계 육아 관련 블로그 1억4천만개와 관련 인터넷 사이트 36개의 게시판을 전수 조사하는 작업을 감행했다. 그 결과 판매량 급감의 원인이 다름 아닌 이유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엄마들의 증가라는 해답을 얻었다. 이후 ‘필립스’는 ‘엄마가 직접 만들어 먹이는 사랑이 담긴 이유식’으로 광고 전략을 수정했고, 6개월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위의 사례는 작년 IT 업계를 시작으로 최근 패션 유통 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빅 데이터(Big data)의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전문가들은 빅 데이터가 표본 조사의 반대말 쯤의 개념이라고 설명하는데, 다시 말하면 전수 조사에 가깝다는 뜻이다. 빅 데이터가 이슈로 부상한데는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 등 온라인 SNS 환경의 발전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패션으로 치자면, 최근 몇 년간의 판매 경향을 분석해 흔히 사용하는 것이 CRM(고객관계관리) 데이터라면 이것으로도 원인이나 경향이 규명되지 않을 때 훨씬 큰 규모를 대상으로 하는 빅 데이터가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김재원 이랜드그룹 SNS팀 과장은 “수집하고 있는 범위를 넘어선 사회 일반의 경향이나 변화를 데이터화해 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것인데, 표본 조사보다 훨씬 큰 범위를 말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그만큼 적은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패션 유통 업계가 빅 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데는 연이은 트렌드 예측의 실패 및 매출 하락 때문이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음 시즌 트렌드 예측은 데이터 기반이 아닌 디자이너의 직관력과 해외 컬렉션 경향에 의존해 왔고,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이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 방식이 더 이상 잘 통하지 않게 된 것.
 
즉 흔히 말하는 표본 조사로는 밝혀 낼 수 없는 사례가 증가하고, 취향의 개인화가 일반화되면서 빅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패션 업체는 특히 단기적인 트렌드를 과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나 소비 경향 등 큰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정장 수요가 줄고 캐주얼 수요가 늘어나는 지금과 같은 경향을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했다면 훨씬 빨리 대응이 가능했겠지만, 브랜드 내부의 판매 경향, 즉 CRM 데이터에만 의존하다보니 대응이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패션과 관련한 사례는 이밖에도 다양하다. “A 브랜드가 8월에 경량 패딩 다운을 선판매한 결과 작년보다 30% 가량 매출이 신장했다. 이 결과에 따라 올 겨울 패딩 물량을 30% 가량 늘려 출시하기로 했다.” “작년 9월 트위터에서 ‘패딩’이라는 단어가 200만건 가량 언급됐는데, 올해 9월에는 300만건으로 100만건이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겨울 패딩 물량을 1.5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위에 언급된 사례에서 전자는 일반 브랜드가 흔히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빅 데이터를 활용한 방식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검색어 검색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이곳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골프’ 라는 검색어는 감소한 반면, ‘등산’이라는 검색어가 크게 증가했고, 최근에는 ‘캠핑’이라는 검색어가 ‘등산’을 앞질렀다. 최근의 아웃도어 시장 경향과 완전히 일치하는 결과다. 김재원 과장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IT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미 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구축하고 이를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몇 년간의 지역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기후에 크게 좌우되는 아이템의 기획에 반영하는 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들이 이를 사용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글로벌 SPA ‘자라’의 경우 전 세계 패션 경향을 예측해 기획하고, 자동 분배 시스템에 의해 세계의 매장을 관리하는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그것이 거대한 유통망을 통한 CRM 데이터에 의한 것인지, 빅 데이터에 의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거대한 유통망에서 모아지는 데이터라면 빅 데이터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는 정도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최근 빅 데이터 서비스나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고, 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개발 회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패션 유통 업계가 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예측 실패의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