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도입할 때 확인할 부분은 투자 대비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만난 도날드 페인버그 가트너 수석 부사장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며 꼬집었다.
미네소타대학과 보스턴대학에서 각각 수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페인버그 부사장은 오라클을 거쳐 가트너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48년간 IT업에 종사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는 `구루'로 통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빅데이터의 거품이 내년 정도에 걷힐 것이며, 기업들은 앞으로 데이터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인퍼그 부사장은 "빅데이터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존재했던 데이터를 모은 것에 불과하다"며 "기업 활동에 의미가 없는 `다크 데이터'와 가치 있는 데이터를 구분할 수 있어야 경영에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은 분위기에 휩쓸려 빅데이터를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먼저 도입했던 업체들부터 수익성을 따져 필요한 부분만 활용하는 형태로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인버그 부사장은 빅데이터라는 거창한 이름보다 업체들이 보유한 데이터 중 가치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분석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카콜라가 뉴코크의 실패를 알기까지 1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다양한 통로로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한국 기업들은 전세계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어떤 반응을 보이지는 얼마나 빠르게 확인해서 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페인버그 부사장은 한국 DB 업체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티베로와 알티베이스 등 한국 DB업체들이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대부분 아시아에 영향력이 국한돼 있다"며 "DB의 경우 잠재적인 전세계 고객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인버그 부사장은 향후 DB 시장이 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기반으로 바뀌면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인메모리 기술을 데이터 처리와 분석 양쪽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SAP 하나와 사이베이스 ASE 정도로, 내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퀄서버 2014가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며 "오라클과 IBM, 테라데이타 등 다른 업체들은 분석 또는 처리 한쪽 부문에만 국한돼 인메모리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내년 이후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