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조사하여 발표한 ICT 발전지수(IDI, ICT Development Index)에서 조사대상 157개국 중 1위를 차지하였다.
ICT 발전지수는 크게 ICT에 대한 접근성, 이용도, 활용 역량에 대해 개별 평가를 하고 이를 합산하여 종합 순위를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ICT 활용 역량 1위, ICT 이용도 2위, 접근성 11위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인터넷 접속가구 비율, 인구 100명당 유선전화 가입 건수 등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고속 통신망 보유 국가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이처럼 잘 구축되어 있는 망은 앞으로 클라우드컴퓨팅, 즉 구름 저 너머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인프라 등 IT자원을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온-디맨드(On Demand)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처리체계가 우리나라 ICT의 관문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지난 수십 년간 대기업 위주의 국가경제체제에 의존해온 우리나라는 현재 성장의 벽에 직면한 상황이고,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당장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 같은 창조적인 선순환 생태계로 이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선택은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등의 핫(Hot)한 서비스들과 결합하여 IT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클라우드서비스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시장 및 일자리 늘리기를 공약으로 하고 그 핵심전략으로 IT, 문화, 콘텐츠, 서비스 산업에 대한 투자 대폭 확대를 제시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런 클라우드컴퓨팅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부각한 패러다임이고 아직도 생성 중인 이슈이기에 법학 측면의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일례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IT Compliance 관련 법률들은 클라우드컴퓨팅을 예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정되었기에 이와 상충하는 조항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법률들을 정비하는 데만도 많은 법률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시급히 투입되어야 할 상황이다.
한편, 클라우드컴퓨팅은 수사의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디지털 포렌식은 놀라울 정도로 그 수집, 분석 도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의 디지털 포렌식 관련 규정은 클라우드처럼 원격지에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경우를 상정하지도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포렌식은 2000년대 들어 만개하여 숱한 강력범죄, 공안범죄, 기업범죄들의 혐의를 입증할 유죄증거로 법정에 제출되고 채택되어 왔다.
주로 혐의자가 신체에 휴대하고 있거나 활동범위 안에 있는 장소에 놓여 있는 IT 단말에서 디지털 증거들을 채취하였다.
내비게이션, 휴대전화, 개인컴퓨터, USB, 컴퓨터 주변기기 등이 그것들이다.
그러나 ICT의 관문이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이상, 위와 같은 단말들에서 중요한 정보들을 직접 채취하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원격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혐의자의 중요한 정보가 저장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원격의 데이터센터가 외국에 위치할 경우 증거수집 단계에서 형사사법 관할 문제까지 발생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법상 클라우드서비스를 상정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규정도 없고,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등 강제처분을 함에 있어서의 가이드라인도 없는 현실은 충분히 우려할만하다.
인권보장과 실체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양대 원칙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의 시급한 개정이 촉구된다.
구체적으로는 클라우드컴퓨팅을 상정한 압수수색 조항이 신설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