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및 한국후지쯔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며 유닉스 서버 제공 벤더 중 유일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은 15.4%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IBM과 한국HP은 매출액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 14.5%나 줄었다. 국내 유닉스 운영체제(OS) 매출 자체가 13.3%나 줄어든 게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후지쯔 마케팅 담당 박용관 부장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M10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지난 4월 국내에 제품이 출시됐기 때문에 3분기에는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액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초 유닉스 비즈니스 목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두배 달성이었지만 판매 실적과 영업 트렌드를 볼 때 내년 3월 회계연도 마감까지 세 배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후지쯔 M10, IBM 파워시스템과 본격 경쟁
한국후지쯔의 서버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제품은 스팍(SPARC) 64X 프로세서를 탑재한 M10 서버다. 한국후지쯔가 리눅스 OS 기반 고사양 서버로 프라임퀘스트와 일반 x86 서버인 프라이머지 등의 서버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유닉스 의존도가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유닉스 서버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M10이 출시되기 전까지 한국오라클과 한국후지쯔의 유닉스 서버 비즈니스는 저사양급인 볼륨 서버 부문과 중형급인 미드레인지 분야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고사양급인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실적이 거의 없었던 것.
이에 따라 한국IBM의 파워시스템과 한국HP의 슈퍼돔이 국내 유닉스 시장을 양분 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M10 출시 이후 한국오라클과 한국후지쯔에 대한 대우가 달라졌다. 성능과 가격 이슈 등으로 아예 성능테스트(BMT)에도 참여하지 못했던 스팍 서버가 각종 프로젝트에 잇따라 초청되면서 한국IBM 및 한국HP 서버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BMT에서 승률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후지쯔는 최근 대형 금융고객사의 핵심업무 영역에 잇따라 M10을 공급했으며 공공기관 유닉스 서버도 M10으로 대체하는 성과를 냈다.
M10의 호실적에 대해 한국후지쯔 오라클 비즈니스 서포트 담당 배정흠 팀장은 가격 이슈의 해결을 꼽았다.
이전 하이엔드 제품인 M8000이나 M9000의 경우 기본 골격 자체가 대형이기 때문에 경쟁사의 하이엔드 제품과는 크기에서 경쟁이 되지 않았다. 경쟁사는 고사양의 소형 시스템으로 경쟁에 참여하지만 한국후지쯔의 경우 이에 걸맞는 제품이 없다 보니 대형시스템으로 대결을 했던 것이다. 당연히 한국후지쯔 서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M10의 경우 소형 시스템부터 대형시스템으로까지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를 채용하고 있어 경쟁사와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졌다. 특히 비용 대비 성능면에서 IBM 파워시스템 등을 압도하면서 각종 프로젝트에서 잇따라 승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프트웨어 온칩이 최대 경쟁 포인트
M10 서버가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은 소프트웨어적으로 자주 처리되는 부분을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온 칩(SWoC)'이다. 애플리케이션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고 중앙처리장치(CPU) 부하를 경감시키는 기술로 최근 IBM 또한 소프트웨어 온 칩 기술을 도입한바 있다.
이에 따라 M10 서버의 프로세서는 10진 연산과 암호처리, 복사 등의 소프트웨어 처리 일부를 담당한다.
배정흠 팀장은 "스팍 프로세서 기반 M10 서버는 오라클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를 위해 데이터베이스, 암호화 프로세싱 등 CPU 오버로드가 많은 부분을 하드웨어적인 처리로 구현함으로써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후지쯔는 한국오라클과의 협업도 유닉스 서버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M10의 경우에는 후지쯔가 제품 개발과 생산을 하고 있고 오라클이 판매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기술 지원 및 서비스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한국후지쯔의 경우 일본 본사와 가까운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한국후지쯔가 오라클 M10 고객사에 대한 기술지원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박용관 부장은 "한국에서의 오라클과 후지쯔 간 협업 모델은 모범 사례로 꼽혀 해외 다른 지역 지사들도 배워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