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도 IT장비 구매 목록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스토리지를 신설했다. IT업계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가 움직이면서 SSD전용 스토리지 시장에 변화가 일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4년도 IT장비 표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스토리지 업체들에게 SSD 스토리지의 성능 테스트를 위한 제안요청서를 배포했다.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한국IBM, 한국HP, 퓨어스토리지코리아, 바이올린메모리코리아 등 대부분 스토리지 업체들이 테스트를 받고 있다. 이 테스트에 따라 이르면 내달 중 삼성전자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스토리지 분야의 IT장비 표준화 대상 업체가 선정된다.
삼성전자의 IT장비 표준화 사업은 삼성전자가 연간 사내 정보화사업을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HW) 및 소프트웨어(SW) 등의 구매대상 업체와 장비를 선정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테스트에 통과한 장비에 한해 구매포털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수요가 있을 때 이 포털에서 구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SSD 스토리지를 신설한 것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구축, 바이오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SSD 스토리지와 같은 고성능 장비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SD 스토리지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스토리지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빠른 성능을 낸다.
국내 스토리지 시장는 4500억원 수준으로, 이중 삼성전자는 연간 200억원어치 이상을 구입한다. 스토리지 업체들에게 삼성전자는 반드시 잡아야 할 고객이다. 수익은 물론 삼성전자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고객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토리지 업체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HDD 스토리지 보다 마진이 큰 SSD 스토리지 영업을 확대하길 원한다. 하지만 HDD 스토리지에 비해 가격이 최대 5배 이상 비싼 탓에 확산이 더뎠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이번 삼성전자 표준화 사업으로 판로를 확보한 뒤 SSD전용 스토리지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IT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통하는 삼성전자가 구매대상 업체를 선정한다고 하니 사활을 걸고 테스트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