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지구온난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언뜻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 두 현상은 분명한 공통점이 있고 중요한 걸 암시한다.
지구 온난화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정도가 과장되거나 특정단체 및 정치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화됐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지구온난화의 과학적·직접적 증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온난화 추세는 과거에도 있었던 자연적 온난화의 흐름을 반복하고 있고, 태양활동의 변화로 인한 것이며, 이산화탄소 증가 속도가 지구 온도의 상승 속도보다 느리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온난화 문제가 과도하게 과장돼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필요이상의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구가 온난화되는 것은 분명히 인류에게 불행한 것이고, 막아야 할 현상이다. 그러나 온난화를 정치적 수단이나 경제적 축적의 대상으로 삼는 단체도 있고, 그런 단체에 의해 온난화가 이용돼 온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 미국·유럽 학계도 온난화를 주제로 연구비를 따내기 위해 과장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중요한 점은 온난화가 사실인가 과장됐는가 하는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온난화라는 이슈를 숭배적으로 받아들여 다른 의견이나 목소리들은 묵살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가 중요한 전략이고, 미래의 궁극적 발전방향이며 따라서 국가적으로 추진해야할 사항임에는 이견이 없다. 한가지 의문은 빅데이터 현상이나 이름이 갑자기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빅데이터는 이전의 데이터마이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데이터마이닝 또한 이전의 고객관리(CRM)과 다르지 않고 CRM도 이전의 실시간 데이터분석방법인 OLAP이나 POS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빅데이터는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있었던 현상에 이름을 다르게 명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그 수집·분석 방법이 더 새롭게 개발됐을 뿐이다.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우리는 빅데이터를 통해 범죄가 발생하기도 전에 범죄를 예측하고 범죄자를 체포해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미래 시나리오는 10년전 유비쿼터스 컴퓨팅 때부터 언급됐던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시티, u-시티, 스마트 시티를 통해 똑같이 얘기돼왔다. 1984년 IBM의 연구원 마크 와이저에 의해 처음 제안된 이래 계속 연구돼 오는 진행형이다. 다시 말하면 빅데이터는 갑자기 생겨난 혁신적 현상이 아닌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연구되며 진화됐다는 것이다.
빅데이터가 조지 오웰의 빅브라더 사회를 파라다이스처럼 갑작스럽게 현실화시키는 마술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이나 잠재성을 축소하자는 게 아니라, 빅데이터가 진정 중요한 패러다임이라면 올바르게 대응하고,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통해 사회와 인간에게 진정 이로운 것으로 잘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빅데이터는 우리사회와 동떨어져 기술 혼자만으로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 자체는 인간의 경험과 상호작용에서 나오고 빅데이터는 사회 속에서 사용자와의 어울림 속에서 그 패턴이 형성된다. 따라서 우리는 빅데이터를 사회-기술적 접근방법(Socio-Technical approach)을 통해 인간과 데이터의 상호작용 맥락(context)에서 파악하고 인간중심적 빅데이터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치적 슬로건이나 경제적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수요와 사용자 중심의 빅데이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지난 10년간 Y2K, 닷컴버블 등 기술에 대한 물신적 숭배와 과장, 그로 인한 허무의 파노라마를 목도해 온 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