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구글이 기업을 상대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업계에서 1위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데이터를 온라인 서버인 ‘클라우드’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네트워크에 접속해 사용하는 서비스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직접 데이터를 관리했지만 최근에는 IT 업체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활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해 줄만한 서비스를 대여하는 편이 직접 컴퓨터 서버를 운영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구글이 그 동안 아마존이 장악해온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 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 구글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GCE 공식 상용화
구글은 이날 기업 고객 대상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구글 컴퓨트 엔진(GCE) 상용화에 들어갔다. 지난 1년간 맛보기용으로 GCE 초판을 기업 내에서 운영한 데 이어 이번에 완성판을 일반에 공개했다. 구글은 "GCE의 가동률이 99.95%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가격도 대폭 인하했다. 구글은 일반 데이터 보관과 정보 처리에 따른 가격을 약 10% 낮추겠다고 밝혔다. 고급 데이터 보관과 처리에 대한 가격은 60% 가까이 줄일 예정이다.
구글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상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클라우드를 이용해 문서나 사진, 동영상 등의 파일을 구글 서버에 저장하는 기능인 ‘구글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구글은 현재 기업용 드라이브를 통해 연간 10억달러(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주 수입원인 광고 사업에 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2007년과 다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베어드 에쿼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콜린 세바스찬은 “구글이 GCE를 출시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했다”며 “아마존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경쟁 심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8.5% 커진 1310억달러(약 139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등 주요 IT 업체들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기업과 개인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앞다퉈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강자는 아마존이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는 올 3분기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올린 매출이 MS, IBM, 구글과 세일즈포스가 4개 업체가 올린 매출을 합한 액수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3분기 매출은 7억달러(약 7400억원), 나머지 업체들은 약 5억9500달러(약 6300억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매출 30억달러(약 3조1800억원)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를 비롯해 수십만명의 기업과 개인 고객이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경쟁 회사 중 하나인 IBM도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하고 내년까지 온라인 서버 24만개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밖에 탁월한 데이터 처리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주르’는 3M 등 유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 부문 총 책임자 그레그 데미셸은 NYT에 "구글은 후발주자이지만 그동안 강력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고 질 좋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