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폐지’라는 초강수를 둔 델이 기업용 시장 공략을 위한 전방위 제휴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델월드2013’에서 델은 구글·액센추어·레드햇·드랍박스·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의 사업 제휴를 발표했다. 올해 델 월드는 비공개 기업(private company)로 변신한 이후 델의 첫 공개 행사로 향후 델 전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기업 제휴의 키워드는 ‘클라우드(cloud)’로 정리된다. 퍼스널컴퓨터(PC)와 서버 등을 팔아 온 델이 인터넷을 통해 각종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델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경쟁하는 구글과 드랍박스, 운용체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레드햇을 동시에 제휴사로 끌어들어거나 제휴 관계를 확대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델은 구글과의 제휴를 통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델은 ‘델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Dell Cloud Partner Program)’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판매하기로 했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는 서버와 스토리지를 쓴 만큼 지불하는 컴퓨트 엔진을 비롯해 각종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앱 엔진과 응용프로그램환경(API)를 제공한다.
델은 또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협력 관계를 확대해 델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 ‘윈도우 애저’도 추가했다. 윈도우 애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다. 델은 가상공간에 문서를 저장하는 서비스로 급성장한 드랍박스와도 제휴를 맺고 이 회사의 기업용 파일 공유 및 협업 솔루션 ‘드롭박스 포 비즈니스((Dropbox for Business)’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델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인 ‘오픈 스택’에도 힘을 실었다. 델은 레드햇과 오픈스택 기반의 기업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픈 스택은 180여개 업체가 참여한 오픈 소스 프로젝트지만, 아직까지 대기업에서 도입한 사례는 많지 않은 편이다. 델이 IT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와 손잡은 것도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델은 액센추어와 제휴를 맺고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