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아닌 `체험`을 사는 시대, 고객이 원하는 것 그 이상을 찾아라. 똑똑해진 소비자 행태가 갈수록 다양화ㆍ고도화하면서 이제 단순히 필요에 부합하는 상품만으로는 소비자 마음을 잡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소비자 니즈를 넘어 경험을 공유하는 감성쇼핑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영감(Inspiration)` 구매다. 신상품 홍수 속에 같은 상품도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인터넷 검색과 가격 비교 후 멀티 채널을 통해서 구매하는 것이 이제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 많은 상품 중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콕 집어 골라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제 단순히 소비자가 찾는 아이템뿐만 아니라 과거 소비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 관심사에서 취향까지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 주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구매에 나서는 영감 구매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큐레이션 커머스`는 모바일 시대에는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수 옥션 상무는 "좁은 모바일 화면에서 물건을 적절하게 전시ㆍ추천하는 기능은 필수"라며 "풍부한 상품 데이터를 일종의 `사이버 점원`으로 활용해 소비자 취향까지 고려하고 추천해 주는 방식이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 옥션은 회원 2000만명에 대한 구매 데이터에 기반해 오픈마켓 모바일 중에서는 최초로 카탈로그 검색 기능과 개인 맞춤상품 추천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특히 아웃도어, 카메라, 패션 등 취미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관심사를 설정하면 그에 맞는 인기 상품을 자동 추천하는 `마이 스타일`과 다른 사람 구매 상품을 추천해주는 `남들은 뭘 살까?`, 늘 필요한 상품을 보여주는 `반복구매상품` 탭을 통해 영감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회원 데이터를 분석해 쌀, 기저귀, 라면, 생수, 커피 등 반복 구매 상품군에 대한 반복 구매 주기를 추출하고, 그 주기별로 DM을 발송한다.
실제로 옥션은 빅데이터를 통한 자동추천 기능으로 `남들은 뭘 살까` 코너 클릭률이 7개월 새 4배나 늘었고 모바일 매출도 20%나 증가했다. 또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클릭했던 상품을 회사 PC에 로그인하면 바로 볼 수 있게 모바일 경험과 PC 경험을 통합해 모바일 매출 비중이 작년 초 5%대에서 연말 20%대로 크게 늘었다.
체험쇼핑은 온라인ㆍ모바일 쇼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 쇼핑채널에서도 상품이 아닌 체험을 파는 복합쇼핑몰이 부상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이란 쇼핑과 문화ㆍ레저ㆍ엔터테인먼트가 공존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라이프스타일 유통채널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닌 체험을 파는 복합쇼핑몰에 출점하려는 국내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수년 안에 10여 개를 훌쩍 넘는 복합쇼핑몰이 생겨날 전망이다. 심지어 아웃렛도 체험형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복합쇼핑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결정판은 오는 5월께 오픈할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 선보일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이곳에는 명품관 애비뉴엘을 비롯해 글로벌 패션관, 디지털 파크, 면세점, 콘서트홀, 아트갤러리, 멀티플렉스 극장, 식당가, 테마존 등 입고 먹고 보고 즐기며 오감을 만족시킬 다양한 체험형 소매점들이 총망라된다.
이천ㆍ파주ㆍ김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는 체험형 놀이터인 `플레이 타임`을, 이시아폴리스점에서는 회전목마와 로봇마차 등 놀이기구가 있는 미니 놀이동산을 매주 주말과 공휴일 상시 운영하고 있다.
작년 문을 연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실사 크기 호랑이와 사자 등 동물 모형을 사파리처럼 연출한 594㎡ 규모 놀이터를 선보여 어린 자녀를 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복합쇼핑몰 오픈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롯데는 8월에 롯데몰 수원역점을, 동부산 관광단지 내에 `부산 롯데 복합쇼핑몰`을 연다. 2016년에는 김해에, 2017년에는 경기도 파주에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