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들과 만나는 청와대 오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고용률 70% 실현을 위해 외국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외투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투자 확대뿐 아니라 고용률 증가를 위한 지원을 당부한 것은, 일자리와 경제 성장이 그만큼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국가의 실업률은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의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정년 연장, 청년실업 해소, 여성과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 등에 주안을 두고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중소기업 투자 확대, 이공계 대졸자 취업 지원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자리 창출, 실업률 해소를 위해 현재 당면한 현실에 초점을 맞춘 정책과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과 연계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과 연계된 일자리 창출과 해당 분야의 인재 양성은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IBM에서 지난해 발표한 ‘미래 기술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소셜 비즈니스가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선정됐다. 핵심 기술과 연계된 전 세계 정보기술(IT) 인력은 2020년까지 22%, 사이버 보안 인력에 대한 수요는 2015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이런 핵심 기술에 대한 직무 역량이 매우 부족하다. IBM 조사에 응답한 기업 4곳 중 1곳은 미래를 이끌 핵심 기술과 직무 역량에 격차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트너는 2015년까지 빅데이터 관련 일자리가 400만 개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체 일자리의 3분의 1 정도만 채워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신성장동력과 연계된 핵심 기술은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정작 기업이나 국가의 대비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에서는 미래 성장동력과 연계된 부문의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산·학·관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IBM은 이미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빅데이터 관련 전문인력 양성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지워싱턴 대학의 비즈니스 분석 추적 관련 석사과정, 미주리 대학의 빅데이터 분석 학부과정,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비즈니스 분석센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협력은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성장에 필요한 인재 양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한국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인력 수요가 많은 곳에 국가 차원에서 인력을 수출함으로써 잠재력이 높은 해외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방글라데시의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은 이 나라 소프트웨어 수출액의 25%를 차지할 정도다. 실리콘밸리 기업 CEO의 30%는 인도인이며, 세계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의 30%를 배출하고 있다.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수요에 대비해 많은 국가의 정부는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정보화 전문인력은 국내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글로벌 인력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 해외 일자리 창출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신성장동력 위주로 재편되는 역동적인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에 대한 분석, 핵심 성장 부문의 직무 능력을 갖춘 청년 인재 양성, 성공적인 산·학·관 협력, 국내 인력의 해외 수출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