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적 낸드플래시의 대량 생산으로 SSD 대중화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의 ‘큰 손’인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에서 생산되는 V낸드플래시의 상당 부분을 수익성 높은 SSD 생산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부터 V낸드를 생산하기 시작한 화성 공장의 물량을 줄이지 않고 시안 공장이 추가적으로 대규모 생산을 한다는 점에서 세계 SSD시장 뿐만 아니라 낸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용산전자상가 등 시장에서는 삼성이 SSD 생산을 본격적으로 늘리는 하반기부터는 SSD가격(120기가바이트 기준)이 10만원아래 한자리수대로 떨어져 저변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SSD에 올인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낸드플래시의 수익성을 비교해보면 보통 16G가 들어가는 휴대전화보다 128G 용량인 전용 SSD의 개 당 이익이 30배에 달한다. 시안 공장의 본격 양산이 전사 차원의 전략적 투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시안 공장에서 당초 10나노미터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최근 V낸드만 생산하기로 해 변화하는 SSD 및 고집적 낸드플래시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V낸드플래시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제품으로 반도체 웨이퍼 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층을 겹겹이 쌓아 올려 집적도를 높인 3차원 제품이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 시안공장이 5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며 “휴대전화 1대를 파는 것보다 SSD 한 개 파는 이익이 30배에 달한다. 무엇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겠느냐”고 귀띔했다.
이제까지 SSD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용량대비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삼성이 시안 공장에서 고사양 SSD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SSD를 접할 수 있어 ‘얼리어답터만 SSD를 쓴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낸드 대량 생산이 가격 하락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중화에 기여는 하겠지만 고사양 낸드이므로 고가 SSD 시장은 따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업계의 높은 관심에도 “V낸드는 이미 지난해 8월, 화성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다”며 의도가 확산되는 것을 꺼려했다.
삼성의 움직임에 경쟁사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을 흉내라도 내려고 기존 인력을 고사양 SSD 생산라인으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6.8%로 도시바(33.5%) 마이크론테크놀러지(15.3%) SK하이닉스(14.3%)를 제치고 압도적으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올해 ‘2014년 IT장비 표준화 사업’을 시작하며 SSD 스토리지를 별도로 신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