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윈도, 인터넷익스플로러(IE) 등 특정 IT환경에 대한 종속을 줄이기 위해 일반 공무원들의 업무 환경까지 클라우드 방식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역시 외산 서비스가 주를 이뤄 준비 없이 추진될 경우 또다른 외산 종속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공무원들도 PC뿐 아니라 다양한 IT 기기를 활용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처럼 패키지SW가 아니라 웹오피스를 도입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행부는 정부통합전산센터를 중심으로 오픈소스 SW 도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통합전산센터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들의 IT환경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게 안행부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전자정부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마련하고 단계적 도입 방안과 예산 규모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또 안행부는 현재 정부통합전산센터에 도입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기반 SW들도 패키지 SW가 아니라 오픈소스 기반 제품 도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때문에 당장은 아니지만 점차 정부 부처 IT환경이 클라우드 방향으로 바뀌면서 공공시장 전반에 걸쳐 패키지SW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예전에 DBMS나 WAS 등을 구매할 때마다 금액을 지불하고 특정 제품에 종속되는 문제점들이 있었지만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환경으로 바뀌면 (패키지SW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비용절감 효과와 특정 제품 종속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클라우드로 환경 변화가)패키지SW 업체들에게 전혀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웹 오피스 등 또 다른 시장이 생긴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키지SW의 입지가 줄어드는 동시에 이렇게 바뀐 클라우드 환경에서 또 다시 외산 서비스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직 국내 DBMS 업체 중 오픈소스나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큐브리드 등 일부 업체뿐이다. 반면 오라클은 오픈소스 DBMS인 마이SQL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IT기업인 레드햇도 오픈소스 WAS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손꼽힌다. 웹 오피스 역시 MS의 종속을 벗어나고자 하지만 MS의 오피스365와 구글 앱스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언급되고 있어 정부의 클라우드 전략으로 또 다시 외산 서비스, 제품들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정책 마련이나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한 패키지SW 업체 관계자는 "사실 오픈소스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패키지SW를 파는 입장에서는 쉽게 서비스 모델을 만들거나 전환하기가 어렵다"면서 "결국 이 시장을 준비해오거나 기술을 보유한 외산 기업들이 주를 이루게 될 것이기 때문에 공공 의존도가 높은 패키지SW 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서비스나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