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데이터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빅데이터란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로 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 집합 및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여러 폭증된 관심과 장밋빛 전망과 함께 빅데이터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오해는 일반적으로 이 빅데이터가 갑자기 생겨난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데이터는 우리 주위에 알게 모르게 늘 있어왔지만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데이터의 수집 자체를 포함해,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을 따름이다.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그 기술이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이를 이루었을 뿐 계속적 현상이었고, 스마트 기술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며, 데이터수집기술과 분석방법이 개발되었을 뿐이다. 빅데이터 자체도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오해는 빅데이터가 데이터의 많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자칫 빅(big)이라는 수식어로 양적인 측면의 많은 데이터를 의미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질적인 의미가 본질적인 것이 빅데이터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최근 벌써 1세대 빅데이터와 차별화하자는 의미에서 빅데이터2.0가 회자되고 있다. 단순한 데이터의 양적증가가 빅데이터 1.0이라면 초고속 망인프라와 데이터 분석력에 기반해 정밀하게 여과되어 최적화된 양질의 데이터는 `빅 데이터 2.0'이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 1.0에서는 단순히 고객의 니즈와 소리를 분석해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그쳤다고 하면, 빅데이터2.0는 고객이 기업의 경영과정 전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참여가 단발성 참여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즉 빅데이터1.0이 특정 문제를 위한 일회적 솔루션(Solution)이라면, 빅데이터2.0는 그런 솔루션을 포함한 하나의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러한 양적 측면을 넘어서 질적인 측면의 강조는 다른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 그간 많이 회자되어 왔지만 많은 사용자 경험 중 정작 중요한 것은 핵심적 가치를 이루는 질적인 경험(Quality of Experience; QX)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1.0이라는 수적 연결성을 넘어 스마트 기기의 지능이 더해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스마트2.0이 대두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최근 SNS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핵심사용자층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는 것도 수많은 의미없고 가식적인 응답 메시지에 대한 피로도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참신해 보였던 SNS 사용자 경험들이 이제는 상투적인 경험이 되어 SNS피로도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들은 양적인 측면 혹은 피상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볼 수 있다.핵심적 데이터에서 나오는 의미있는 패턴이나, 핵심적 사용자 가치에서 나오는 고급질적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양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예외데이터(outlier)를 무리하게 포함하게 되어 왜곡된 결과를 나오게 하기도 한다. 너무 특이한 사용자 경험을 포함시키면 일반적 보편적 디자인에서 멀어지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세 번째 오해는 빅데이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는 맹신적 생각에서 나오는 만능적 경향이다. 빅데이터의 여러 획기적 장점에도 데이터의 본질적 한계 때문에 빅데이터를 물신화하는 경향은 지양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고하고 빅데이터 시대는 오고 있고, 또 빅데이터2.0도 어떤 형태로든 근자에 도래하며 중심적 모델이 될 수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가 만능이 아니고 빅데이터가 보편화되어도 문제는 계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빅데이터는 우리사회와 동떨어져 기술혼자만으로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 자체는 인간의 경험과 상호작용에서 나오고 빅데이터는 우리의 사회속에서 사용자와의 어울림속에서 그 패턴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빅데이터를 사회-기술접근방법을 통해 인간과 데이터의 상호작용의 맥락(context)에서 파악하고 인간중심적 빅데이터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더 이상 정치적 슬로건이나 경제적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수요와 사용자 중심의 빅데이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