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게 '사물인터넷(IoT)'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다. 기존에 산업, 의료 등 분야에서 사용됐던 임베디드 시장이 가전, 스마트폰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IoT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저전력 프로세서 '쿼크', 2009년 인수한 임베디드 운영체제(OS) 업체 윈드리버, 작년 인수한 보안업체 맥아피(현 인텔 시큐리티)가 가진 기술을 조합해 '확장된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쿼크는 저전력이 큰 장점이다. 인텔 칩셋 로드맵 중 모바일용인 아톰 대비 전력소모량이 10분의 1수준이다.
인텔코리아 IoT 담당 박종섭 이사는 "사물이 지능화된다는 말은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커뮤니케이션용 칩셋과 계산(판단)을 위한 프로세서가 센서를 통해 전송받은 데이터들을 분석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그리는 IoT 전략은 이미 저변에 깔려있는 각종 센서들로부터 입력받은 정보를 게이트웨이를 거쳐 클라우드 인프라에 저장해 놓은 뒤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해 상황을 판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장을 예로 들면 과거에는 사람들이 일일이 노트를 들고 가서 이상 유무를 확인했던 것을 기기가 대신한다는 것이다. 가스 배관의 압력상태를 측정하거나 상하수도 유량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대교의 유격이 과도하게 벌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해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인텔이 IoT 환경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공공인프라/산업군이다. 공장 내 기기들이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판단하고, 전기, 가스, 수도 등에는 특별한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는지를 판단하는 것에서 기회가 있따는 것이다.
박 이사는 "가전, 인텔리전트 빌딩, 자동차, 헬스케어 등 영역에서도 쿼크를 기반으로 한 IoT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나 공공인프라/산업군이 가장 사업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쿼크만 있다고 해서 인텔이 IoT 환경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저변 확대를 위해 대학, 기업연구소 등을 위한 레퍼런스 보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쿼크가 탑재되는 IoT용 개발자 레퍼런스 보드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지난 'CES2014'에서 발표된 에디슨 보드는 SD카드 크기 보드에 쿼크 칩과 메모리, 와이파이칩, 블루투스칩, IO단자 등이 포함돼 있다. 에디슨 보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인텔은 산업/에너지/교통 등 영역에서는 '폼팩터 레퍼런스 디자인(FFRD) 보드'를, 대학 및 연구소용으로는 '갈릴레오 보드'를 각각 내놓으면서 쿼크 기반으로 IoT 환경을 구축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FFRD 보드는 에너지, 계측기 분야는 물론 공장 내 컨베이어 벨트 등에서 물건이 몇 개 생산됐는지, 불량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확인하는 센서를 통해 전송 받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능을 맡는다. 이 보드는 3월 중 출시예정이다.
박 이사는 "IoT의 일반 폼팩터에 해당하는 에디슨 보드와 산업군용 FFRD 보드, 대학 및 연구소용 갈릴레오 보드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OS를 지원하는 것이 인텔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인텔 칩에 적용되고 있는 트러스티드 부트, UEFI 펌웨어 등이 지원된다.
국내 사업과 관련해서 인텔 코리아는 IoT 관련 협력할 만한 회사들을 물색하는 중이다. IoT의 기반이 되는 센서 회사, LTE/3G 등 이동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는 모뎀 제조사 등이 협력 대상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