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으로 바꾸어 놓은 인터넷(www)이 3월 12일로 스물다섯 살 생일을 맞았다. 그리고 창조경제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한지 이제 1년이 됐다.
인터넷이 지난 25년 동안 인류 문명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년간 창조경제 실현계획 수립, 창조경제타운 개설, 선순환 창업생태계 조성, 비타민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창조경제의 씨를 뿌리고 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추진해왔다. 우리 산업계는 물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목마름 해결을 위한 우물을 파는 작업에 주력해온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 조정이나 국민건강 주의 예보 서비스 구축, 의약품 안전성 조기경보 서비스, 소상공인 창업 성공 제고를 위한 상가 데이터 서비스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내 손안의 경복궁'애플리케이션처럼 실생활의 편리를 돕고 상인들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모델도 속속 출현하게끔 도와주고 있다.
` 내 손안의 경복궁'은 경복궁 안 특정 공간을 스마트폰으로 비춰보면 폰 화면 속에 실제 공간의 옛날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나만의 문화해설사가 등장해 지나가는 길목 곳곳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또 `임금의 행차', `왕세자의 하루'라는 스토리의 주인공이 돼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다. 영ㆍ중ㆍ일 서비스도 가능해 한국의 선도적 IT 정책에 감탄하는 관광객이 무척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출범 1주년을 맞이해 그동안 기반을 다져온 사업들이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게 하기 위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창조경제의 핵심동력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고 이 연결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초연결 융합의 시대에 사물인터넷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보물 상자라 할 수 있다.
바로 그렇기에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CeBIT) 2014` 개막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사물인터넷으로 앞으로의 변화를 주도하자고 서로 손을 잡았다. 캐머런 총리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인류의 건강 증진, 에너지 사용 감축, 교통 효율성 증대, 기후변화 대처 등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의 연구 개발에 4500만 파운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사물인터넷의 본격 추진은 우리보다 늦었지만, 앞으로 디지털 경제에서 극동 3국과 미국에 뒤진 유럽이 이를 만회하겠다고 덤비는 것이니, 이제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된다.
현재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1% 미만이기에 앞으로 연결의 확산 과정에서 모든 분야에 파괴적 혁신을 유발할 것이 분명하다. 공공분야에서는 도시ㆍ사회 공간 등의 연결로 공공서비스를 혁신하며, 산업분야에서는 제조ㆍ유통ㆍ물류 등의 활용으로 산업 효율성을 제고시킨다. 또 개인 생활제품 등과 연결되어 삶의 질이 향상된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약 26억 개의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나, 2020년에는 약 10배 이상 증가해 260억 개 이상의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스코는 사물인터넷이 2020년까지 전 세계 기업 총이익을 21%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2022년까지 약 19조 달러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잠재적 성장률 하락이 지속되는 등 저성장 추세가 장기화되고 후발국가 추격에 의한 경쟁 심화로 주력 제조업이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대ㆍ중소기업간 불균형 심화, 고용 없는 성장 등 구조적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ㆍ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SW, 부품 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 사물인터넷은 자동차, 의료, 전력, 에너지 등 초연결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산업간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이 전통산업과 결합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기존 제품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은 사람과 제조공정 간 정보를 공유하고 생산공정을 최소화 하는 `제조업 4.0(Industry 4.0)'을 통해 산업 생산성을 30% 향상시킬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물인터넷 산업과 기술수준은 2013년 IDC에서 발표한 국가별 사물인터넷 준비지수에서는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우수한 ICT 인프라와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오늘날 ICT 강국 대한민국이 이룩한 위대한 정보통신 업적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전 국민적 단합의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스마트 혁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여 초연결사회의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아젠다로 설정하고 전 국민이 똘똘 뭉쳐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민ㆍ산ㆍ학ㆍ관이 서로 협력하여 범국가적 추진 동력을 확보해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