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책에 ‘빅데이터’ 활용이 한층 강화된다. 행정 서비스를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사용하면서 도처에 남긴 방대한 빅데이터가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시는 22일 행정서비스 제공 시 빅데이터 활용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새로 들어설 노인여가복지시설 입지 분석, 시정 홍보물 배치 장소 선정 사업에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본격 도입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노인여가복지시설 입지를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빅데이터로 통신 통계데이터 100억건 이상의 시간대별·요일별 유동인구와 거주인구 데이터, 소득 추정 정보, 노인 시설 정보, 도보 및 차량 연결망 등이 활용된다. 또 자치구별 60세 이상 노인의 특성과 분포현황, 이용 형태 등을 분석한 자료도 반영한다. 시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 노인 10명 중 9명은 거주하는 자치구 내 시설을 이용하고 있고,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은 4.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이용자 중 63%가 걸어서 16∼17분 거리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고, 20%는 거리가 멀더라도 좋은 시설을 갖춘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각 개인의 이용행태를 정확하고 세세하게 파악해 행정 낭비를 줄이는 셈이다.
또 다양한 정보를 담은 시정 홍보물도 공급 중심의 무작위 홍보에서 탈피할 방침이다. 구역을 쪼개 성별, 시간대별, 연령별 유동인구와 거주인구, 시설정보를 활용해 해당 정보가 필요한 지역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빅데이터 활용 강화 방침은 기존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범사업들이 성공을 거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첫 시범사업은 ‘올빼미 버스’ 사업이다. 야근이 잦은 밀집지역을 빅데이터 분석기법으로 찾아내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40분 간격으로 45대의 버스를 운행했는데 시작하자마자 하루 평균 6000명이 이용해 큰 인기를 끌었다. 시는 택시기사와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을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주는 택시 매치메이킹 서비스, 교통사고 다발지역 분석을 통한 안전 강화 서비스 등도 준비 중이다.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다음소프트 창립자 출신인 김경서 서울시 정보기획단장은 “실제 시민의 수요가 있는 곳을 파악하는 게 정책 수립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과학적 분석 기법을 통해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