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를 기억하시는지? 모두가 전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Y2K 문제(밀레니엄 버그)’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는 데 안도했고, 전자상거래 혁명도 한창이었다. 대부분의 관심은 전자상거래 스타트업들에게 쏠려 있었지만 내 나이 이상된 IT 지향적 세대는 많은 대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포용하려 애쓰고 있었다는 것도 기억한다. 나야 주변인이었을 뿐이나 기업들은 컨설턴트나 학자를 불러들여 이 새롭고도 중요한 기회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좋을지 전략을 구상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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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데이터 분석업체 ‘그닙’ 인수한다 온라인 광고, 오프라인 매출로 얼마나 이어질까? 구글, 파일럿 테스트 중 4월1일(화) 마켓와치, 한국 CPI 발표 실종된 비행기 기장은 왜 모의비행SW 데이터를 지웠나 경영 불확실성 감소? 정책 안정과 데이터경영 덕분 그런데 요즘이 딱 그때 같다. 이번엔 관심의 초점이 전자상거래가 아니라 빅데이터일 뿐이다. 기업들은 빅데이터와 분석이야말로 경쟁력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잘 안다. 곁눈질로 구글, 이베이, 페이스북 등을 보면서 “저들이 우리 회사를 먹어버릴건가?”라고 우려하고 GE를 보면서 “우리도 데이터와 분석에 저렇게 투자를 해야 하나?”라고 자문한다. 또한 경영진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추진 전략을 강구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빅데이터 전략을 마련함에 있어서 기업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활동과 결정은 무엇일까? 우선 두 가지 큰 결정을 내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몇몇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몬산토(Monsanto)를 예로 들어보자. 단순히 종자와 제초제 판매업체에서 데이터와 분석 기반 제품 및 서비스 제공업체로 변신한 기업이니 말이다.
두 가지 큰 결정은 데이터, 사업 기회와 관련있고 그 교차로에 데이터를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성공한 기업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혹은 사업적 관점의 니즈에서부터 시작했느냐고 물을 때마다 한결같은 대답은 ‘그렇다’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모두 평가할 필요가 있는데 이상적인 건 두 가지가 중간에서 만나는 것이다.
데이터 평가에는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고 접근할 수 있는 관련 데이터 자원이 어떤 것인지를 신속히 파악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몬산토의 경우 이미 식물 잡종과 이런 식물이 다양한 환경 하에서 어떻게 자라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다량 보유하고 있었다. 수십년간에 걸쳐 축적된 데이터가 잘 저장돼 있었고 잘 파악돼 있었다. 부족한 건 토양과 기후에 대한 상세하고 고도로 정제된 데이터였다. 몬산토는 ‘클라이밋 코프’이라는 베이지역 스타트업이 실용적인 양질의 기후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9억3,000만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토양 데이터를 위해서는 올 2월 토양 모니터링업체 ‘솔럼’을 인수했다.
사업적 니즈를 평가할 때는 기업이나 고객이 직면한 핵심 사안 중에 데이터와 분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를 봐야 한다. 몬산토의 사업적 니즈는 기존 고객(대규모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돕는 것이다. 몬산토는 수분과 종자, 토양, 파종 깊이와 밀도, 파종 및 재배 시기 등의 조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도록 하는 ‘예측 조림(planting)’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농사는 갈수록 복잡하고 정확한 예측을 요하는 사업이 되었으며 농부들에겐 도움이 필요하다. 농부들이 이런 자문을 제공받는데 얼마를 지불할지 혹은 돈을 내려할지 여부를 판단하기엔 시기상조지만, 상당히 훌륭한 아이디어 같다.
그 외의 빅데이터 활용 전략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에서 비롯된다. 확인된 데이터로 사업적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자원을 어떻게 체계화해야 할까? 몬산토는 자체적으로 정리하기 보다 기존 데이터와 분석 자원을 전부 클라이밋 코프쪽으로 옮기는 편이 쉽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재능있는 데이터 과학자도 베이지역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