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는 화장실에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어 어느 건물의 어느 화장실이 사용중이고 비어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시험개발중이라 한다. 외출이나 여행이 잦아 애완동물의 끼니를 제때 못 챙기는 사람들을 인터넷에 연결된 이 애완동물 급식기를 통해 접시 2개에 먹이를 공급한다. 농부는 재배중인 작물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여 살충제나 비료, 용수 등 농업에 필요한 자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작물의 품질을 개선시킨다. 기저귀에 장착된 기기를 통해 아기가 소변을 봤을 때 알람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변을 분석하여 건강 상태도 체크해주고 평균 하루에 기저귀를 몇 번이나 가는지 데이터를 구축해준다. 기저귀 판매자도 고객에게 기저귀를 사야할 때를 알아서 고지하거나 광고를 보낸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에 인터넷과 센서를 넣어 만든 스마트 단말이 사람들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든 성공적인 사례다. 이것이 바로 최근 주목 받는 기술인 사물인터넷(IoTㆍInternet of Things)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와 유무선인터넷 기능을 넣어 사물간 교류할 수 있도록 한 지능형 네트워크다. IDC는 사물 인터넷 기술 및 서비스의 후광 효과로 전 세계 매출이 연평균 7.9%로 성장하며 2015년 4조 8,000억 달러에서 2020년 8조 9,00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물 인터넷이 G20 국가들의 주도하에 점차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가 가속화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에 의해서 생성되는 수많은 사물간의 상호작용 정보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양산하게 되며 이로써 형성된 빅데이터는 귀중한 정보와 지능을 새롭게 만들어 내어 사물인터넷의 스마트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다.
사물인터넷에서 중요한 점은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 대한 기존 관념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점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사물의 위상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이 변화로 인해 인간의 행위에 대한 인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자칫 사물인터넷이 "사물"이라는 명칭 때문에 기술이나 사물이 중심이 되는 환경을 생각하기 쉽다. 사물이 센서를 통해 아무리 지능화되어도 사물인터넷의 중심은 바로 사용자중심, 인간중심의 환경이 되어야 한다. 사물인터넷의 진정한 중심은 기술이나 사물이 아닌 인간의 행위이고 그 행위를 이루는 근간은 인간의 가치인 것이다. 사생활 정보, 신뢰, 인간의 존엄성, 사람에 대한 존중,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측면의 건강, 정보에 근거한 동의, 지적 재산권, 접근권, 보편적 유용성, 편견 배제, 도덕적 책임, 도덕적 책무가 인간이 느끼는 가치들이다. 인간의 가치는 사람들의 정보활동 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가치에 기반한 기술디자인이 향후 기술개발의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이 스마트해져 인간과 소통하는 것이 아닌 인간들 간의 본래의 사회적 소통행위에 사물이라는 새로운 대상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물인터넷은 인간의 상호작용을 중심에 두고 사물과 인간이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환경이어야 하고, 그 디자인에는 바로 인간의 가치, 니즈, 행위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즉, 단순히 사물을 통해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해서 사물인터넷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실제로 수행하는 기능과 그 기능으로 인해 인간이 기대하는 결과가 밀접하게 연결돼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행위를 기준으로 이어진 사물과 사람과의 직접적 연결고리를 통해 인간의 가치가 생성되는 것이 바로 사용자중심 사물인터넷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