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에 학회참석차 유럽으로 출장을 갔다. 학회에 참석하여 논문을 발표하려고 준비하던 중에 한국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에서 국제전화라니 아무래도 급한 일인가보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국에서 쓴 원고가 원고를 요청한 기업에 잘못 전달됐고 시차로 인해 급하게 원고를 다시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장에 원고를 보내지 않으면 안 될 급박한 상황에서 스마트 폰으로 간단히 이 상황을 해결했다. 해외에서도 간단하게 급한 일을 처리한 것이다. 바로 기기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서다.
이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준다. 사업하는 기업에게도 많은 이점을 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20%이상의 무서운 성장률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문득 몇 년 전 광고가 생각난다. 구름에 넣었다 필요할 때 빼서 쓴다는 모 클라우드 광고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가 금방이라도 보편화 될 것처럼 보였다.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 보편화 되어 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는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고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아마존과 구글이 떠오르고 우리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글로벌 IT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아마존이 독식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 구글, IBM, 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의 확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정부차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Cloud first policy)이다. 공공부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편리하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을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의 체력향상을 위해서는 운동할 수 있는 여건 즉 넓은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운동할 시간이 부여되어야 한다. 넓은 운동장에서 맘 놓고 뛰어놀 수 있어야 체력향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기업에 비하여 경쟁력이 떨어진다. 즉 체력이 약한 것이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넓은 운동장이 필요하고 이 운동장에서 기술을 연마하고 연습을 한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내의 협소한 시장을 넓혀야 할 것이다. 해외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공부문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이용하게 되면 민간부문에서도 신뢰성이 보장되는 선례가 생기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부문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며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공공 및 민간부분의 레퍼런스를 통해 국내 기업과 서비스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열심히 뛰어놀 운동장뿐만 아니라 더욱 건강하게 자라도록 영양제도 줘야한다. 이러한 영양제가 바로 연구개발지원, 중소기업지원, 세제지원 등 정부의 지원책이다. 어린이 수준에 불과한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건실하게 키우기 위해 영양제는 필수적이다.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영양제를 공급하는 일은 정부가 앞장서서 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정부는 이러한 인식 아래 지난 2013년 10월에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을 국회에 제출하였고 현재 국회 계류 중에 있다.
차세대 먹거리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후발주자로서 앞으로의 IT 산업을 선도할 클라우드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는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클라우드 발전법의 제정이야 말로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더 이상 법제정이 늦춰진다면 우리의 클라우드 산업 나아가 IT 산업은 외국에 종속되어 고사하고 말 것이다. 우리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 IT 산업이 고사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클라우드 발전법의 제정이 서둘러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