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강서구 미음지구 일대의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를 대폭 확장해 해외 대형 데이터센터 유치 계획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서는 단지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경제적 효과가 미미한 상황에서 무리한 데이터센터 유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부산시는 현재 강서구 미음동에 위치한 2만7000평 규모의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GCDC) 시범단지를 최대 10만평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부지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유치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2만7000평 규모의 시범단지는 LG CNS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BS금융지주의 통합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약9000평만 남은 상황"이라며 "이 부지로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가 어려워 단지 규모를 확장해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CDC 시범단지는 지난 2012년 당시 지경부(현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시가 부산을 클라우드 산업을 메카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미음단지에 조성한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다.
현재 LG CNS가 단지 내 1만2000평 규모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며, BS금융지주 역시 오는 2019년 완공 목표로 5600평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9000평 가량 남은 상황에서 부산시는 시범단지를 권역별로 나눠 확대 지정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시범단지가 위치한 미음단지 중 일부를 추가 지정하거나 부산시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제안한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5만평, 해운대 일대 등을 유력한 후보지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산시가 시범단지를 확장하는 것은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데 있어 제안할 수 있는 부지가 협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MS만 하더라도 5만~7만평의 부지가 필요해 부산시는 GCDC 시범단지는 제안조차 하지 못했다. 현재 부산시는 MS를 비롯해 IBM, 구글 등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데, 세금 감면 혜택이 있는 GCDC 단지를 추가 지정해 적극적으로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도 대형 사업 중 하나인 금융기관 통합 백업센터 역시 단지 확장 후 첫 유치 성공 사례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MS 데이터센터 사례에서 보듯 글로벌 업체들이 무리한 요구를 일삼으며 협상을 질질 끌고 있는 데다 경제적 효과마저 미미한 글로벌 데이터선터 유치를 위해 시범단지를 확장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GCDC 시범단지가 글로벌 업체를 목표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직 해외업체를 단 한 곳도 유치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범단지를 확대해 해외업체를 유치하겠다는 것인데, 실질적으로 우리는 값싼 전기료와 세금면제 혜택을 주지만 그 기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