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앤비욘드(TECH&Beyond)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공동으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2015년 전자정부 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10대 기술 트렌드를 선정,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선정된 10대 기술의 내용과 2015년에 전개될 기술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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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2015년 다양한 사물과 사람의 연결이 더욱 고도화돼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의 등장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의 결합으로 이용자를 둘러싼 자연과 사회 환경에서 무한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각종 이벤트는 물론, 감정이나 상황 등 맥락 차원에서 사람을 분석해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안경 등의 웨어러블 기기가 될 수도 있고 비콘 등을 활용한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가상과 현실 세계 어디에나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옴니채널이 기본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 서비스 플랫폼, 모바일 웹 등 서비스를 긴밀히 연결한 새로운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 특정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을 탈피하고, 일관성 있는 사용자 환경의 구현이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또 사용자들의 상황에 맞춰 스스로 인간의 인지능력을 학습하는 딥 러닝 기술, 다른 사람의 관심까지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협력하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술, 안심하고 다양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기보안 기술의 개발과 적용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능형 센싱
사물인터넷사물인터넷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들이 직접 정보를 교환해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기술이다. 이 중에서도 사람의 오감을 대신해 주변정보를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지능형 센싱 기술의 진화는 사물인터넷 정보생태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자동차에는 대당 약 160여 개의 센서가 사용되고 있고, 스마트폰에도 10여종 이상의 센서가 탑재돼 있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이 확산되면 활용되는 센서의 종류와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T시장 분석업체 가트너의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사물인터넷 기기 대수가 2015년에는 48억8000만 대로 2014년에 비해 30% 증가하고, 2020년에는 250억 대에 달할 것이다. 가트너는 2015년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은 5.7%에 머무는 반면, 사물인터넷에 사용되는 프로세싱, 센싱 및 커뮤니케이션 반도체 소자 관련 시장은 36.2%로, 센서 매출은 47.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IT 컨설팅업체 PwC가 1500여 개 업체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6th Annual Digital IQ Survey)에 따르면, IT업체들의 20%, 상위 업체의 25%가 사물인터넷 센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보다 각각 3%, 7% 가량 증가한 수치다.이 기술에는 물리센서 기술뿐만 아니라 가상센서 기술도 포함된다.
소프트센서라고도 하는 가상센서 기술은 물리센서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재가공하고 새로운 정보를 생성해 내는 정보처리기술이다. 센서에서 측정한 신호를 해석하는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센서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각 기기가 내장하고 있는 센서 외에 주변의 센서들을 마치 디바이스가 내장하고 있는 센서처럼 인식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가상 센서머신 기술과, 보다 다양한 센싱 기능을 하나의 칩에 구현하는 복합 센서 개발도 활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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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트림 빅데이터
빅 스트림 기반의 빅데이터는 타임스템프를 가지고 있어 시계열 분석이 가능한 형태로 수집돼야 정확한 트렌드나 패턴 분석이 가능하다. 데이터의 수집과 추출, 저장 등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데이터의 의미를 찾아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기술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량을 분석해 유동인구를 파악해 이를 상권분석에 활용하거나 포털 검색어를 분석해 독감이 퍼지는 경로를 분석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데이터가 많아도 데이터와 알고리즘 선택에 따라 분석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에 무작정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사전에 정확하게 판단한 후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데이터 분석이 확률적인 접근에 의지했다면, 앞으로의 데이터 분석은 원하는 목적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 소음이 섞이지 않아야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듯, 노이즈를 제거한 데이터를 선별해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클라우드 클라이언트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와 솔루션, 스토리지 등 컴퓨팅 자원을 한 곳에 모아놓고 필요한 만큼 쓰고 사용량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컴퓨팅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초기 시스템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IT환경의 유연성을 높이고 사내 IT인력 운용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 최근 태블릿PC,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스토리지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가 선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분야의 핵심기술은 데이터와 네트워크,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 자원을 분산 처리하는 기술과 가상화 기술,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컴퓨팅 자원 간 연계기술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2015년 특히 주목받는 클라우드 기술은 클라우드/클라이언트(Cloud/Client)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컴퓨팅이다. 이 기술이 부상하는 것은 사물인터넷,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보급에 대응해 기존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아키텍처를 대체할 새로운 아키텍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컴퓨팅 환경은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은 물론 스마트워치나, 스마트카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의 확장을 고려해야 한다.
또 여러 OS에 기반한 앱이나 웹 기반의 프로그램과도 손쉽게 연동해 동기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모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를 지원하고 사용자들은 여러 가지 모바일 기기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워치로 내 몸의 이상 징후를 탐지, 자동차에 휴식경보를 보낼 수도 있고 외출했더라도 사무실에서 PC로 만들던 문서를 휴대전화로 불러내 고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트너는 “미래에는 게임과 기업 애플리케이션 등도 스크린 여러 개를 사용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다양한 기기와의 연동을 지원하면서도 최소한의 컴퓨팅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네트워크 대역폭은 물론 클라이언트 디바이스의 용량과 CPU의 사용을 적절히 통제해야 하고, 서버와 스토리지의 사용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분석업체들은 2015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ID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4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566억 달러(약 62조 원)의 규모를 형성하고 1년마다 22.8%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통해 4년 뒤에는 세계 소프트웨어·서버·스토리지 시장의 절반 이상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 역시 2014년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2013년 1296억 달러에 비해 232억 달러 증가한 1528억달러(약 168조 원)로 성장하고 2015년에는 1786억 달러, 2016년에는 2076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BPaaS) 시장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SaaS) 시장으로, 2014년 각각 3702억 달러와 2665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5년에는 이 시장이 각각 4069억 달러와 3246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성장률 면에서는 특히 인프라 서비스(IaaS)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2014년 1253억 달러였던 이 시장은 2015년 17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2016년에는 226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서비스(PaaS)는 2015년 415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클라우드 관리와 보안 서비스 시장은 552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국내 역시 정부의 클라우드 산업 육성정책이 본격화되고 민간 부문의 클라우드 활용이 급증해 클라우드 관련 산업의 성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마존 등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의 진출까지 맞물려 시장의 변화가 많을 것이다. 정부는 2014년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클라우드 산업육성계획을 확정,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15% 이상에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클라우드 기술 및 표준화, 생태계 기반 조성 등을 위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2017년 2조 50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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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사용자경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사용자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전자기기로 주변 환경에 대한 상세정보나 개인 신체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끊이지 않고 수집 수 있다. 웨어러블 UX는 사용자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거부감 없이 신체의 일부처럼 항상 착용,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능력을 보완하거나 확장해 주는 사용자경험(UX)을 말한다. 이러한 웨어러블UX는 다가올 미래의 개인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섬에 따라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세계적으로 4억 8500만 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출시되고 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의 28%에 해당할 전망이다. 차세대 스마트기기로 부상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사업 분야로 선택받고 있다. 웨어러블 UX를 구현하기 위한 디바이스 시장은 액세서리형에서 시작해 직물·의류 일체형, 신체부착형,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생체이식형으로 점점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현재 상용화돼 있는 웨어러블 제품들은 음성인식, 제스처 인식, NFC, 헬스 모니터링 및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2~10년 사이에 대부분의 디바이스에 포함되는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5~10년 이내 성숙될 기술들은 아직 연구단계의 시제품으로 소개되는 정도의 기술로 빅데이터, 웨어러블 UI(User Interface),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모바일 헬스 모니터링 등이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또 다른 형태인 전자 문신 등 신체부착형과 알약 등의 체내 삽입형 상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웨어러블 UX는 장애인, 고령인구 등이 다양한 서비스를 향유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한 방대한 개인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해 개인의 생산성, 문화 수준, 삶의 질 등에 영향을 줄 것이다.
제3의 플랫폼
‘제 1의 플랫폼’ 시대는 메인프레임과 터미널을 운용하던 시대이고, ‘제2의 플랫폼’은 PC의 발명과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를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 시대였다. 그리고 현재 ‘제3의 플랫폼’ 시대가 도래했다. IDC에 따르면, 제3의 플랫폼은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들 기술의 융·복합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플랫폼이다. 구글과 애플의 모바일 OS,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2015년에는 사물인터넷, 로보틱스, 생체인식기술, 3D프린팅, 스마트머신, 무인자동차 등 새롭게 주목 받는 기술들과 기존의 플랫폼들이 결합해 제3의 플랫폼이 다변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IDC는 2020년까지 전통적 IT시장의 연성장률이 0.8%로 정체국면을 맞지만, 제3의 플랫폼 관련 시장은 연 11.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은 세계 IT지출의 29%, IT산업 성장의 8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차세대 플랫폼 사업 관련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제3의 플랫폼 구축의 선두주자인 애플과 구글은 사물인터넷과 결합해 기기들을 통합하는 플랫폼을 만들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삼성은 인텔과 손잡고 타이젠을 개발해 사물인터넷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메신저 사업을 강화하고 2015년부터는 ‘페이스북 앳워크(Facebook at Work)’를 통해 기업용 SNS 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가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를 출시하며 모바일 결제 플랫폼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페이팔, 알리페이 역시 국내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한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외 유망 기업들은 더 이상 하나의 시장에 종속된 플랫폼 운영자로 만족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만들어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접 시장은 물론 전통 시장과도 경쟁하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플랫폼 시장에 새로 뛰어들 기업들에게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어 보인다. 이미 하나 이상의 시장 지배 기업이 새로운 시장까지 잠식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회는 존재한다. 이제는 익숙해진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를 통해 각각 택시와 숙박 플랫폼의 대표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전통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음식배달 서비스 플랫폼이 등장해 빠르게 배달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특히 배달의 민족은 최근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만들어진 기회를 가지고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다면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도 충분히 성공한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플랫폼 시장은 고비용, 장기투자가 가능한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새롭게 진입하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