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둘러싼 카드사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새 조직을 꾸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도입한 실시간 마케팅을 더욱 정교화할 예정이며 기존 빅데이터 강자인 신한·삼성카드도 컨설팅과 가맹점 사업 강화를 각각 추진 중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빅데이터 열풍이 카드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 '빅데이터 빅3'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월 시작한 실시간 마케팅을 더욱 정교화할 방침이다. 실시간 마케팅이란 고객의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 위치한 고객에게 할인 가능한 매장 정보를 제공하고 철도 이용 고객에게 택시 카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안내하는 식이다. KB국민카드 한 관계자는 "올해 전략은 있는 내부 데이터 활용을 최대한 잘해보자는 취지"라며 "기존의 일방향 콘텐츠와 보다 정교화한 실시간 마케팅을 연계해 고객 지향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이르면 상반기 중 고객들의 음성 상담을 텍스트로 풀이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음성 상담 과정에서 담긴 고객의 감정 요소를 포착해 고객상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더불어 빅데이터 활용 상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외부 컨설팅, 외부정보 도입 및 활용을 통한 마케팅 고도화 관련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빅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상품개발, 마케팅, 고객상담 등 비즈니스 전반에 '빅데이터 경영'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일환으로 최근 신설된 코드나인(code9) 추진팀은 상품개발 체계뿐 아니라 △회원모집 △프로모션 △고객관계관리(CRM) △가맹점 등 전사적 차원의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과 처음 진행한 빅데이터 교육 프로그램 'SAM 2014 신한카드-서울대학교 빅데이터 콜라보'도 이어나간다. 신한카드 한 관계자는 "위치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현재 소비상태를 진단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의 미래 수요를 예측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구상 중"이라며 "더불어 최근 신설된 BD컨설팅팀을 통해 빅데이터 역량을 민간부문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하반기 빅데이터 분석 기술인 스마트 알고리즘을 활용해 'CLO 플랫폼(Card Linked Offer platform)'을 상용화한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약 200만개의 가맹점이 마케팅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자동화된 템플릿 형태의 분석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삼성카드는 이를 기반으로 가맹점 사업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통, 자동차, 식음료(F&B), 전자 등 이종업종과 계열사와의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