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넷시스템이 최근 자동차 운전자용 사물인터넷(IoT)을 개발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자동차 운전습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급정거 급가속 등 위험한 운전방법이나 자동차 연비를 떨어뜨리는 습관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험사나 완성차 업체와 연계해 운전자 안전과 각종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박효대 에스넷시스템 대표는 "사물인터넷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운전자용 센서는 보험사나 자동차 업체에 좋은 정보가 되고, 운전자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 시장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동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사물인터넷 사업 강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감연구소' 개설은 그 신호탄이다. 사물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정의네트워크(SDN), 무선통신솔루션 개발연구소 등 3개 조직을 통합한 연구소는 에스넷에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 연구소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당장 매출 규모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영업이익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연구개발(R&D)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네트워크 구축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물인터넷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다. 매출은 지난해 217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대에 그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 확보와 성장 방안도 열어뒀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사물인터넷 분야 자체 상품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며 "시너지가 기대되는 IT 기업은 언제든 M&A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외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현지법인에 더해 미국 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낸 2008년 첫해 매출은 5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중국과 베트남을 합쳐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다"며 "미국 법인 추가 설립을 통해 국외 매출을 올해 130억원대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넷은 1999년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분사된 업체다. 박 대표는 전 삼성SDS 연구소장 출신으로 IMF 외환위기 때 삼성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분사된 에스넷을 맡게 됐다.
대기업에서 분사된 업체지만 시작은 어려웠다. 삼성맨 80명으로 시작한 회사에서 한 달도 안 돼 20여 명이 퇴사해 버린 것이다. 한 헤드헌팅 회사는 호텔에서 암암리에 직원들을 모아 이직설명회를 개최하기까지 했다. 회사를 맡은 박 대표는 직원 한 명 한 명과 술잔을 기울이며 네트워크 통합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외환위기로 정부와 기업 투자가 축소됐지만 곧 IT가 붐을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난의 봄을 지나자 확신은 현실로 다가왔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인천국제공항, 연세대 등 굵직한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첫해 500억원, 이듬해 1000억원 매출을 올리며 코스닥에 상장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어낸 바 있다. 박 대표는 "사업 초기 네크워크 구축 사업이 인터넷과 벤처 붐을 타고 성공했다면 앞으로는 국외와 사물인터넷에 그 가능성이 있다"며 "신기술 개발과 외국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