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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27 15:35
[빅데이터&IoT] [머니투데이뉴스] 하늘에서 데이터가 비처럼 내려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36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62510315369742&outl… [5220]
농사꾼에게 비만큼 반가운 소식도 없다. 6월 5일 한국과학기술원(KIST) 강릉분원의 스마트유팜 개소를 반기기라도 하듯 단비가 내렸다. 강릉은 올해 살수차를 동원해 모내기를 했을 정도로 가뭄이 극심한 지역이다. 

KIST의 ‘스마트유팜’은 우리 땅에 맞는 고부가가치 작물 품종을 선발하고 분석하는 스마트 식물공장 시범 플랜트다.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유팜은 식물의 영양상태, 기능성분 함량, 병충해 감염상태, 생육단계별 최적 성장을 위한 1도 단위 온도 등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첨단 인프라로 구축돼 있다.

이곳에서는 데이터로 식물을 키우는 다양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지상 2층 건물인 스마트유팜은 1, 2층을 터 3개의 재배실을 만들었다. 재배실은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수준으로 관리되며 실시간 영상센서시스템을 통해 최적 데이터를 찾는다. 단순히 작물 생육데이터만이 아니라 온도와 습도, 토양 등 식물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 데이터를 찾는 것이다. 현재 재배실에서는 현재 고들빼기, 인삼, 케일, 돌미나리 등 6가지 작물을 테스트 하고 있다. 

스마트 데이터팜이 위치한 옥상에는 고추 화분으로 가득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간다. 재배 환경에 따른 식물생육특성 변화 정보를 ICT 기반 영상, 로봇,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화하고, 이를 종자 및 작물 재배 농업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작물을 개발하는 종자산업이나 시설원예, 농약이나 비료에 쓰일 바이오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KIST강릉분원 스마트유팜의 유리온실 모습
장준연 KIST강릉분원 연구원은 “식물마다 좋아하는 빛의 파장이 다른데, 반도체 기술을 응용해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화의 경우 적색파장은 광합성을 촉진시키지만, UV 파장은 스트레스를 줘 제초제로 활용할 수 있다. 농약 없이 재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장 소장은 “아직 준비 단계다. 농업은 실험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접 씨를 뿌리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면서 “하지만 실험 결과를 통해 A데이터가 60% 확률로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 빅데이터는 농업 환경 데이터와 함께 농산물 가격동향, 농업재배모형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 형태로 가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KIST스마트유팜은 농업 빅데이터의 상용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식의약·향장 기업인 풀무원, 알리코제, 풍림무약, 아모레퍼시픽 등과 맞춤형 재배생산 및 원료 표준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천연물 연구의 산업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KIST 강릉분원 스마트유팜의 육묘실 모습
종자시장 경쟁력 향상 위해 피노믹스 부각
농업 생산성은 이제 기술혁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만 쳐다보며 농사를 짓는 것은 이제 과거 이야기다. 최근 농업분야에서는 KIST의 스마트유팜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을 키우는 ‘피노믹스(phenomics)’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피노믹스는 ICT, 바이오, 광학 기술을 융합한 식물 표현형 개발 기술이다. 로봇 식물 생장시설에서 영상 이미지를 획득하고 생물 정보 기술을 융합해 고효율 자동화 식물 표현형 측정, 평가하는 융합기술 플랫폼으로 의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니 팔레놉시스 품종으로 소형분을 만들어 상품화한 네덜란드 ‘터락(Ter Laak)’이 성공사례로 꼽힌다. 서양란의 한 종인 팔레놉시스를 영상 이미지로 찍어 소비자가 원하는 색, 모양대로 정확하게 선발하고 포장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종자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피노믹스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12년 45조 원 규모였던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2020년 6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육종 및 생명공학에 피노믹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호주는 정부 차원에서 호주연방과학원(CSIRO) 등을 통해 피노믹스 기반시설을 구축해 운영한다. 

권택윤 농업진흥청 연구관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피노믹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도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피노믹스 연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의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 추진에 따라 작물 유전체 빅데이터가 대량 생산되며 국내 피노믹스 플랫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다부처유전체사업 관련 연구개발(R&D) 예산만 1조 4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권택윤 연구관은 “정부의 R&D 투자에 따라 식물유전자원, 변이체, 형질전환체 등 피노믹스 분석 재료가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를 실용화하고 상용화하는 데에도 피노믹스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경우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력해 2017년까지 피노믹스 플랫폼을 구축,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에서도 피노믹스 기초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미래형 스마트 파밍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모든 생물체는 노화를 겪지만, 생물체마다 주기와 형태가 다르다. 

특히 식물의 경우 잎의 노화는 죽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영양분을 꽃이나 뿌리 등에 옮기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피노믹스와 연계해 식물자원의 생육상태와 대사체를 진단하는 신규 바이오 마커를 개발하고 있다. 

임평옥 DGIST 교수는 “미래형 생활공간에선 내가 손을 대지 않고 키우는 식물도 가능해진다”며 “식물과 컴퓨터의 대화가 자동화된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