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우리 책상 위, 옷 속, 심지어 몸 위에 장착될 수 있다. 단순한 사물 간 연결을 넘어 컴퓨터는 감각을 갖추게 되면서 개인의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텔 개발자포럼(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던진 일성이다.
이번 개발자포럼에서 크르자니크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3차원 카메라 솔루션 '리얼센스' 기술이다. 모바일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겨냥한 차세대 기술로 인텔이 칩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외신은 "인텔이 반도체회사인지 3D카메라나 사물인터넷 솔루션 회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개발자포럼에는 사물인터넷과 게임콘텐츠가 전시됐고 로봇과 드론이 행사장을 누볐다. 리얼센스는 PC와 모바일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로봇 등 정보기술업계 전체를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게임 체인저' 역할을 지닌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인텔은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한 가상현실 프로젝트 '탱고'에 리얼센스를 결합한 스마트폰을 개발자포럼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얼센스 기술의 종착지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리얼센스 기술로 사물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려는 게 크르자니크 CEO의 생각이다.
인텔은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다. 하지만 정작 최대 소비시장인 모바일과 웨어러블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갤럭시 시리즈 등 업계를 주도하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시장의 인기 제품 가운데 인텔 칩이 내장된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를 감지한 크르자니크 CEO는 리얼센스를 통해 게임의 판도를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개인 웨어러블 컴퓨팅 분야를 위한 인텔의 큐리 모듈 업데이트 버전도 공개했다. 다만 상용화와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를 제작하는 개발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나이티드아티스트미디어그룹 대표인 마크 버넷이 제작하며 내년 상반기에 방영된다.
크르자니크 CEO는 지난달 인텔에서 28년간 몸담아온 최고 임원도 회사에서 내보내는 등 인사 파격을 단행하면서 쇄신 바람을 불어넣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