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DM(마스터데이터관리)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데이터의 신뢰성과 품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MDM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같은 고급 분석이 효율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의 기준이 되는 마스터데이터의 관리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제조업을 중심으로 제품 및 제조 데이터 관리에서 활용되던 MDM이 최근 들어서는 유통을 비롯해 금융,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MDM은 자주 변하지 않으면서 여러 업무 및 프로세스에 공통적으로 참조, 활용되는 전사 관점의 기준 정보를 의미한다. 즉, 매출 등과 같이 주기적으로 변화되는 트랙잭션 데이터와는 달리 거의 변하지 않는 데이터로 기업활동의 기준이 되는 핵심데이터를 식별하고 전사적으로 일관되게 사용하기 위해 적용하는 솔루션을 뜻한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발행한 데이터베이스산업 시장분석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마스터데이터관리 시장은 지난 2013년 355억 원 규모에서 2014년 411억 원으로 전년대비 15.8% 성장했다.
이처럼 MDM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는 데이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의사결정 시기를 놓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MDM을 통해 기업들은 일괄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하게 됐다”며 “이로써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MDM은 병원과 보험, 금융 등 비제조업 분야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금융권의 도입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는 금융권이 고객과 상품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는 물론 고객데이터 통합, 고객데이터 유출 차단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하면서 MDM 솔루션 도입 수요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감한 기준 정보들을 모아 MDM으로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하게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들을 차단할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어 개인정보 보호수단 중 하나로도 검토되고 있다.
시장 판도 변화 올까
MDM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장 판도가 점차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90%를 넘겼던 글로벌 기업들의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 과거 대기업 및 제조업 위주의 고객군이 비제조업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92.4%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글로벌 기업의 점유율이 2014년 87.3%로 줄어들었다. 또 2013년 전체 매출액 355억 원의 33.7%를 차지하던 금융권의 비중이 2014년 411억 원의 35.8%로 비중이 늘어났다.
이는 IBM과 SAP, 오라클 등과 같이 ERP나 기업의 기간계 업무시스템을 제공해 오던 대형 글로벌벤더들이 데이터 관리 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MDM 시장에서 주요 고객층이었던 대기업 및 제조업 고객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문제점을 이유로 도입을 미루거나 국산 기업들의 MDM 솔루션으로 대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동선 데이터스트림즈 비즈니스컨설팅본부 이사는 “과거에는 관리할 정보의 주도권이 ERP에 포함돼 있어 거버넌스 관점에서의 역할과 기능이 부각되지 않았다”며 “때문에 ERP 벤더,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ROI가 나오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내 활용 시스템과 상시 공유하는 방식을 취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통합적인 분석 등 다양한 기능과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문성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게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인 스티보시스템즈 상무는 “글로벌 MDM 솔루션은 국내 고객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빠르게 대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커스터마이징도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