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들이 앞다퉈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 산업군의 클라우드 확산으로 갈수록 IDC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자, 통신사업자들도 IDC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전략이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11,700원 상승150 1.3%)가 지난달 'U+ 평촌 메가센터'를 부분적으로 열고, 입주 기업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IDC 시장 판도를 엎어보겠다는 포부다. 현재 KT가 시장 1위 사업자다.
IDC는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컴퓨팅 시스템들이 대규모로 집적된 시설이다. 고객서버가 다운되지 않도록 IDC 인프라를 유지·관리하고 고객 데이터를 저장·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IDC 시장에서는 통신사업자가 70~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아시아 최대 규모를 내세운 평촌메가센터는 2019년까지 500여개 기업 입주가 목표다. 대지 면적 1만7282㎡ 에 지하3층 지상7층으로 연면적 8만5547㎡, 축구장 12개 규모에 달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DC 개소에 대해 "해외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의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한국을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해외 기업 유치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위 상업자인 KT (29,200원 상승200 -0.7%)는 이달 초 여의도 금융투자사를 대상으로 IDC를 열면서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거래 시 네트워크 속도가 중요한 증권사의 특성과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한 '맞춤형 IDC'의 탄생이다. 내년까지 IDC 시설 대규모 투자에도 나선다.
내년 8월 완공되는 목동 제2센터는 기존 목동 센터와 연계해 접근성을 요구하는 기업 고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강남 IDC는 게임 및 포털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 초 증설에 들어가고,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로 운영 중인 충남 목천 IDC도 공공기관을 위한 전용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SK텔레콤 (254,500원 상승2500 -1.0%)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지난달 SK분당센터 문을 열면서 IDC를 총 4개 센터로 늘렸다. 우선 판교테크노밸리 기업부터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통신사업자의 IDC 사업은 1999년부터 시작됐지만, 매출 규모가 2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IDC를 확장한다는 것은 통신사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의 싹이 트고 있다는 의미다.
IDC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데는 '클라우드'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 산업군 기업이 IT시설을 외부에 맡기게 되면 IDC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각사별로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IDC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2013년 문을 연 LG유플러스의 상암IDC는 LTE(롱텀에볼루션)망 직접 연동 센터로 모바일 서비스, 게임, 미디어 서비스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특징이다. KT도 고성능 클라우드 제공이 가능한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천안, 김해 등에 운영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용에 대해서는 인프라 수요가 계속 늘다"며 "통신사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사업 가운데 IDC는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