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하는 데 쓰는 거죠?"
스마트폰으로 동영상과 사진 촬영을 즐기는 친구를 간만에 만났다. 이 친구의 스마트폰엔 동영상과 사진으로 꽉차 저장 용량 부족 메시지가 떠 있었다. "용량이 부족하면 드롭박스에 올려서 지워버리라" 했더니 이 친구는 "그게 뭐냐?"고 되묻는다. 아차 싶었다. 단어 하나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글쓴이가 이 얘기를 꺼낸 것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서였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다른 말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일지 생각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고작해야 '원격 외장 하드' 내지 '네트워크 하드' 정도가 되겠다. 이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했다.
■ 언제나 부족했던 저장 공간
글쓴이가 만난 이 친구는 스마트폰에 동영상과 사진을 채울 줄만 알았지,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
PC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을 백업할 수 있으니 당분간은 여유로울 수 있다. 문제는 그때 뿐이다. 이는 스마트폰의 용량 부족 문제만 해결해 줄 수 있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계속해서 스마트폰에 저장된 내용을 옮기면 언젠가 내가 이용하는 PC에서 용량 부족 현상이 벌어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론 근본적인 '용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요즘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모두 가지고 다니는 시대라 사용 중인 모든 장치에 똑같은 파일로 옮겨야 하는 귀찮은 일도 생긴다. PC에서 작업한 문서를 스마트폰에서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편집한 문서를 태블릿으로 열어 이걸 가지고서 회의를 하자니 진저리가 난다. 복사 붙여넣기 하는 시간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 몰랐다.
글쓴이는 15년 간 업무를 보며 1만 여개의 문서를 파일로 보관하고 있는데, 언제든 내가 필요할 때 찾아 보려면 기존에 했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데이터를 저장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 좋은 방법은 인터넷에 있다
모든 PC와 스마트폰, 태블릿을 비롯한 모든 장치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 Wi-Fi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공유기, 데이터 네트워크, 다른 모바일 장치의 핫스팟 기능으로 인터넷에 언제든 연결할 수 있다.
그럼 저장 장치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면 어떨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단말기가 인터넷으로 저장 장치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앞선 내용에서 다룬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장비를 데이터 케이블로 직접 연결할 필요도 없고 파일 공유도 한결 수월해진다. 데이터는 인터넷에 연결된 가상의 저장 장치에 옮겨지므로, 어떤 단말기를 이용하더라도 필요한 데이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클라우드 기술'이라 말한다. 가상의 저장 장치가 위치한 곳은 서버, 데이터 이용자를 가리켜 클라이언트로 정의하면 이해하기 쉽다. 클라이언트는 서버의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르지만, 서버에 등록한 로그인 정보를 이용해 접속하면 그동안 저장된 데이터들이 한 눈에 나타난다.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네이버 N드라이브, 드롭박스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가입하는 것과 클라우드에 대응된 외장 하드를 구매해 가상의 데이터 서버로 등록시키는 방법이 그것이다. 후자의 경우 씨게이트에서 출시한 퍼스널 클라우드 혹은 시놀로지 NAS를 비롯해 여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글쓴이는 후자의 방법을 기준삼아 클라우드가 지금의 IT 생활 패턴을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를 알아봤다.
■ 한정된 공간, 무한정 늘려라
스마트폰에 넣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한정돼 있다. SD 카드를 넣어도 거기서 거기다.
퍼스널 클라우드의 경우 기본 저장 용량이 3 TB부터 시작된다. 내장 메모리 용량이 64 GB인 스마트폰보다 최소 48배 더 넉넉하다. 이 정도면 사실상 저장 공간의 압박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밥 먹듯이 덩치 큰 파일을 채우고 버렸던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차라리 스마트폰에 이만한 용량의 메모리를 집어넣었다면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지금의 기술력으론 무리다. 가능하다해도 수율이 극히 낮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 다분히 소비자 입장에선 구하기 어려운 스마트폰이 되기 떄문에 엄청난 가격에 외면하고 말았을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가격 대비 용량이 우수한 하드디스크다. 클라우드에 대응한 제품과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구할 수만 있다면 용량의 족쇄를 벗을 수 있다. 2베이 모델을 선택하면 최대 8 TB까지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아무리 채워도 좀처럼 빈 공간이 쉽게 줄지 않는다. 드라마 몰아보기를 선호하는 이용자들도 사방에 널린 공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얼로 채울까하며 쓸데 없는 걱정을 앞서 할 필요가 없다.
■ 저장 공간이 빠듯했던 PC, 여유를 찾다
클라우드 장치를 설치한 곳 가까이 PC가 있다면 아래와 같은 활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하드디스크로 인식시키란 것이다. PC에 직접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언제든 백업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엔 기가비트 이더넷 환경을 지원하는 공유기가 보급되는 추세라서 직접 연결해 쓰는 외장 하드와 속도의 차이를 별 느끼지 못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PC의 탐색 창에서 '네트워크 드라이브 연결'을 선택해 사용 중인 클라우드 장비를 연동시키면 가상의 드라이브가 만들어진다. 외장 하드를 PC에 연결했을 때처럼 드라이브 이름도 바꿔줄 수 있고 항상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태를 유지한다.
PC에 설치된 하드디스크의 저장 공간에 한계를 느꼈던 퍼스널 클라우드 사용자라면 위 방법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기존의 외장 하드처럼 장치 인식을 위해 데이터 케이블을 연결했다 분리하는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
게다가 네트워크 드라이브에 저장한 데이터를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즉각 업로드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내가 넣어둔 파일을 받아올 수 있다는 것은 클라우드의 가장 큰 축복이다.
■ 백업으로 내 PC에 보호막 두르기
클라우드의 역할은 한낱 데이터 백업에 한정돼 있지 않다.
언제든 중요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담을 수 있다면 언젠가 문제가 생겼을 때 원상 복구시킬 기능도 반드시 필요하다. 시스템 단위로 PC가 망가진다면 고스트 같은 전문 백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안정적이지만, 이제 막 클라우드를 깨우치기 시작한 사용자 입장에선 고스트가 어렵고 힘들고 답답하다.
퍼스널 클라우드의 경우 두 가지 PC 백업 옵션을 제안한다. 지금 보호를 선택하면 PC에 설치된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 장치에 저장하게 되고, 새 백업 계획을 선택하면 하드디스크 중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중복 없이 담을 수 있다.
백업 주기는 사용자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면 매 시간 내지 지속적으로 옵션을 택하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매월 내지 스냅샷을 선택해 유동적으로 정해줄 수 있다. 이는 백업할 데이터의 중요도에 따라 결정되므로 사용자 재량껏 판단해야 한다.
모바일 장치에 저장된 데이터도 클라우드 장치로 백업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와 MMS, 사진 및 동영상, 응원 파일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다. PC 백업 때와 마찬가지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로그인해서 백업할 내용을 체크해주면 된다.
■ 저장 속도의 차이는 느낄 수 없다
퍼스널 클라우드는 광랜(100 Mbps)보다 10배 빠른 기가비트 이더넷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드롭박스와 네이버 N드라이브 등 서비스 가입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범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 인터넷에 연결된 회선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 적게는 수 십만 명, 많게는 수 천만 명 단위로 널리 이용되고 있기도 하고, 해외에 서버를 둔 클라우드 서비스가 다수라 안정된 속도를 보장받기 어렵다. 회선 점유율에 따라 속도가 천차만별이다.
퍼스널 클라우드는 개인 사용자를 위한 클라우드다. 국내에 서버를 둔 클라우드라서 속도와 안정성 면에선 범용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우위에 있다. 집이든 회사든 클라우드를 구축한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어느 기기로든 접속이 가능하다.
내부적으로 기가비트 이더넷 환경을 구축한 경우 훨씬 뛰어난 업로드 및 다운로드 속도를 보장 받을 수 있다. 와이파이 혹은 LTE 데이터 네트워크에 접속된 모바일 환경에서도 40 ~ 60 Mbps 내외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며, 풀HD 영상도 끊김 없이 스트리밍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것보다는 약간의 네트워크 지연이 발생될 수 있다. 최초 진행 시 나타나는 3~4초 간의 버퍼링만 감당할 수 있으면 그 다음부턴 안정된 스트리밍을 보장 받을 수 있다.
■ 애플 이용자, 동영상 인코딩 필요 없다
퍼스널 클라우드는 별도의 동영상 인코딩이 필요하지 않다.
기존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로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려면 아이튠즈를 실행해 비디오 포맷을 MP4로 반드시 트랜스코딩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설치된 스마트폰 및 태블릿에선 확장 포맷을 지원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트랜스코딩을 거칠 이유가 없었다.
만약 애플 기기로 퍼스널 클라우드를 이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별도의 트랜스코딩 작업을 하지 않아도 제한 없이 원하는 영상을 선택해 스트리밍할 수 있다. 클라우드에 대응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거쳐 곧바로 영상이 재생된다. 비디오 포맷을 일일이 맞출 필요가 없다.
사용자로선 참 고마운 일이다. 일일이 비디오 포맷을 바꾸지 않아도 동영상이 재생된다니 말이다. 물론 FTP와 WEBDAV 등의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서드 파티 앱으로도 스트리밍 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영상을 업로드한 것만으로도 언제든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 토렌트 공유는 PC만 할 수 있다?
클라우드를 깨치기 시작했다면 사용자는 PC 대신 토렌트 서버를 유지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토렌트는 서버와 클라이언트 역할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P2P(Peer-to-Peer) 파일 공유 서비스다. 사용자 자신이 파일을 공유하고 있을 때는 서버, 불특정 사용자에게서 파일을 내려 받을 때는 클라이언트가 된다.
같은 파일을 공유하는 업로더가 두 명 이상이라면 파일을 일정한 블록 단위로 쪼개서 블특정 사용자로 보낸다. 쉽게 말해서 서버 역할을 하는 사용자의 수가 많을수록 네트워크 부하가 줄어 파일을 내려 받는 속도가 빨라지는 방식이다. 블록을 어느정도 채우면 서버와 클라이언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도 한다.
글쓴이가 써 본 클라우드 장치엔 토렌트 서버에 대응된 다운로드 매니저 기능이 있었다. 웹 브라우저로 실행되는 이 기능은 최대 다섯 개까지 동시에 내려 받을 수 있고 허용 속도는 무제한으로 표시됐다. 필요에 따라 사용자 설정으로 알맞게 잡아주면 된다.
토렌트 링크와 HTTP, FTP 파일 링크를 모두 지원하며, 파일 내려 받기가 끝나는대로 파일 배포가 시작된다. PC를 켜지 않고도 작동 상태를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토렌트 서버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 공동 작업에 유용한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기업 단위의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할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얼마 전 글쓴이가 다른 클라우드 장치를 사용했을 때의 일이다. 텍스트와 도표 자료가 한가득한 문서였는데, 원래는 잘못 적힌 내용이 있어 문서를 수정해 저장할 계획이었다. 용량이 엄청나서 내려 받고 다시 수정한 파일을 올리기까지 오래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글쓴이는 문서 파일을 내려 받지 않았다. 클라우드와 연동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띄워 그 자리에서 문서를 편집하고 저장했다. 호환되는 다른 편집기를 실행할 필요가 없었다. 불필요한 작업 동선을 단축시켜 보다 빠른 시간에 일을 끝낸 것이다.
혹시 중요한 파일을 지워버린 실수를 범했다면 당황할 필요가 없다. 자동으로 생성된 복구 지점 중 원하는 지점을 선택해 디렉토리 내용을 되돌리면 된다. 문서 작업 중에도 복구 지점이 알아서 만들어진다. 회의록, 프리젠테이션 멘트, Q&A 세션 정리 등 중요한 때마다 저장 불감증에 시달렸던 말단 직원이라면 손발 고생할 일이 줄어들겠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썸네일 미리 보기 기능으로 어떤 내용의 문서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일일이 하나하나 열어보는 시간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결론 없이 시간만 질질 끄는 마라톤 회의가 짜증났다면 회의실에 클라우드 장치를 조용히 설치해 보자. 효과를 보기 전까진 티내지 말아야 한다.
■ 클라우드 스토리지,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다
이젠 클라우드가 뭔지 분명히 알았을것이다.
클라우드를 왜 클라우드라 부르는지, 이 장치를 대체 어떻게 써 먹을 수 있는지 이 기사를 본 독자 분들이라면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가 어딘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간단한 계정 로그인만으로 언제 어디서든 똑같은 위치의 파일을 금방 찾아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클라우드의 가장 큰 혜택이다.
아무것도 몰라도 좋다. 이로운 새 기술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가장 편한 것만은 아니다. 몰라서 안 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클라우드를 처음 시작하는 사용자의 기본 자세다. 지금은 모르면 어깨너머라도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당연한 시대다.
글쓴이는 클라우드를 처음 시작하는 사용자 분들께 다음의 방법을 알려 드리고자 한다.
대표적인 온라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네이버 N드라이브,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를 이용하면서 클라우드가 대략 어떤 역할을 하는 서비스인지 이해해야 한다. 수 십 GB 밖에 되지 않는 용량의 압박에 슬슬 시달릴 때가 되면 글쓴이가 앞서 언급한 클라우드 장치를 써 보자. 씨게이트의 퍼스널 클라우드처럼 말이다.
직접 써 보면 글쓴이가 왜 이런 말들을 풀고 있는지, 왜 클라우드가 좋은지 저절로 이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