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공지능…빅데이터로 완성한 ‘취향저격’ [2015-11-20 06:00]
정확도 높아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평소 분홍색 마우스와 코트, 드레스 사진에 ‘좋아요’ 버튼을 눌렀던 A씨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메라를 검색하자 분홍색 제품들이 먼저 떠오른다. 평소 A씨의 선택이 차곡차곡 쌓여 검색 프로그램이 취향을 반영한 결과물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아시아투데이 박지은 기자 = 구글·페이스북·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은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서비스 등의 ‘뇌’ 역할을 하는 미래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취향저격’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매직 인 더 머신’을 내걸고 ‘머신러닝’을 주제로 한 간담회를 열었다. 머신러닝이란 컴퓨터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스스로 공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지메일의 스팸 분류, 음성 인식, 자연어에 가까운 번역, 구글 검색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와인슬루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가격대나 맛을 음성으로 인식하고 추천해준다. 사용자의 평소 음식 취향을 기억했다가 레스토랑에 갔을 때 추천해주는 기능도 있다. 생활 패턴을 빅데이터화해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좋아요’ 숫자를 빅데이터화해 광고에 활용한다. 사용자가 평소 즐겨 찾아보는 동영상, 사진, 검색한 단어 등을 분석해 그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게재하는 것. 평소 수영 동영상에 ‘좋아요’를 누른 사용자라면 수영복 쇼핑몰과 수영장이 강조된 리조트 광고 등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게재하는 식이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보다 생생한 정보를 의미하는 ‘라이브’ 개념을 검색, 쇼핑, 동영상 서비스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평소 네이버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자주 검색했던 사용자라면 ‘원피스’를 검색했을 때 여성의류 보다 만화책이 떠오른다. ‘비 오는 날 추천음악’과 같은 서비스 역시 평소 즐겨 듣는 음악 장르를 고려해 목록을 결정한다.
업계에선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가 확실한 수익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자의 생활 습관을 직접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량생산과 판매로 이뤄져있던 기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다만 사용자 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각 기업별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마다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범위와 방향이 각각 다르기 때문. 이메일 송수신 내역, 쇼핑 품목, 자주 검색한 단어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개인 건강정보도 빅데이터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이들 정보 관리에 대한 법률적 기반은 미비한 상태다.
IT 업계 한 전문가는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하지 않은 이에게 페이스북이 먼저 동성애자 전용 소개팅 앱 광고를 추천하는 식”이라며 “사용자의 생활 반경을 파고든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알려지기 원하지 않는 정보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