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보는 경제]여행도 '맞춤형' 빅데이터로…지역·연령·취향 찾아 발품 시간 줄여
[2015-11-26]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여행도 테마로 하는 시대다. 과거 천편일률적인 패키지 상품에서 자유 여행으로 바뀌고 있고, 골프·스키·먹거리·역사 등 자신만 스타일을 추구하는 여행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여행 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렌드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객 수요가 다양해지고, 개인화하면서 최근들어 여행 업계에서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조영우 여행박사 이사는 "빅데이터 활용 3단계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여행박사는 지난 4월 여행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5월부터 의미 있는 데이터를 뽑어내 개인의 상품 비교 시간을 단축하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통상 사용자들은 여행 지역과 항공편, 숙박 또는 여러 상품들을 살펴보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전전하거나 수많은 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조 이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제안 ▲후속 메일링 서비스 ▲크로스 커머스의 3단계가 개인에게 특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개인이 원하는 취향의 상품 위주로 노출시키는 서비스를 만들고, 이후에는 메일을 통해 여행의 긍정적인 경험을 유지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여행 도서를 구매하면 관련 정보가 나타나고, 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지역에 대한 도서가 노출되는 식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발로 뛰는 시간을 단축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빅데이터 분석은 홈페이지나 모바일 환경에서 지역·출발지·연령에 맞는 상품을 보여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점차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예견하는 정도까지 빅데이터 분석의 범위를 확장시킨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빅데이터를 도입하고 가장 먼저 나타난 가시적인 성과는 예약률 향상이다. 빅데이터 도입 이후 개인 추천화 영역을 통한 예약은 평균 15%에 이른다.
인터넷 브라우저나 OS(운영체제)의 버전별로 구분, 비회원 방문자의 연령을 추측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등 빅데이터 분석이 효과를 봤던 셈이다.
조 이사와의 일문일답.
-여행업계에서 빅데이터를 도입한 최초 사례라고 했는데 맞나. 도입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업계에서 처음 도입했다. 이유는 효율적인 트래픽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접속자 대비 구매까지 비율이 2%가 안됐다. 여행상품 특성상 여러 여행사와 상품, 목적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유입은 많은데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았다. 여러 군데 비교를 많이 하지 않나. 여행지나 상품을 확정한 이후에도 자료를 찾으러 여러차례 들어온다. 이런 부분이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다. 비교를 쉽게 하고 빠르게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우선 행동 패턴으로 비교 과정을 단순화 해보자는 차원에서 먼저 도입하게 됐다."
-비교하는 시간을 어떻게 단축하게 되나.
"홈페이지나 모바일에 접속한 상태에서 로그인을 하거나 비회원 접속한 경우 모두 활동 이력이 있으면 브라우저·버전별로 맞춤형 상품이 제시된다. 과거 행동 이력이 전혀 없다면 사전에 준비한 추천 목록이 나타나지만, 이력이 생길수록 정교해진다. 현재 기술적으로는 사이트 방문 이전에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검색 이력을 통한 맞춤 제안도 가능은 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법적인 문제 때문에 안 되는 상황이다."
-브라우저·버전별로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브라우저나 OS 버전별로 구분하면 비회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러 변수가 많은 가운데 최적의 조건을 뽑기 위한 장치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아이폰 사용자는 주로 20~30대가 선호하는 지역을 많이 검색한다. 반면 인터넷 익스프롤러 낮은 버전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가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컴퓨터로 유입할 때가 많다. 연령별로 보는 상품은 상당히 달라진다. 로그인을 했다면 연령이나 취향 같은 정보가 어느 정도 있겠지만, 비회원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나의 예로 익스프롤러 버전이 낮은 경우 연령이 많을 가능성이 크니 패키지 상품 위주로 보여주는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한 뒤 어떻게 변했나.
"개인화 추천 영역이라는 맞춤형 섹션이 생겼다. 예를 들면 스키여행이 가고 싶어 여러 번 검색한 이력이 있으면 알아서 노출되는 식이다.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사용자 위주로 화면이 구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추천 상품, 인기도 상품 위주로 노출을 시켰다. 한 주에 예약이 많았던 상품들 위주로 구성됐는데, 관리자가 손을 대는 경우도 있어 판매자 위주로 페이지가 구성됐다. 예를 들어 일본 미야자키행 전세기 표를 구했다면, 해당 지역 상품이 많이 노출되는 식이다. 고객 수요가 미야자키에 없어도 우선순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런 경우 예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구체적인 분석 방식은 어떻게 되나.
"레코벨이라는 업체와 작년 처음 접하기 시작, 개발 작업과 테스트 이후 시작했다. 아주 기술적인 부분은 같은 경우 협력사에 맡긴다. 상황 별로 데이터를 넘겨주면 분석해 오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자유여행과 패키지 상품으로 구분된다면, 단순한 분석 자체는 협력사에서 한다. 하지만 허니문이 자유여행인지, 패키지인지 정의를 내리는 것은 우리가 한다. 기본적으로는 패키지로 보되, 유럽의 경우에는 자유여행으로 정의 내려야 한다고 전달하는 식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하고 성과도 있었나.
"도입 이후 개인화 추천 영역을 경유해서 발생한 매출이 많게는 전체의 17%에 이르기도 했다. 직접 추천 영역을 통해 예약하거나, 추천 영역에서 연계해 체결된 예약을 포괄해서다. 올해 많을 때는 17.2%, 적을 때는 13% 정도 이 영역을 통해 예약됐다. 도입 이후 예약률이 평균 15% 정도 상승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어려운 점은 없나.
"지금의 빅데이터는 어떻게 보면 지엽적인 부분의 빅데이터인 것 같다. 향후 궁극적으로는 특정 지역에 대한 선호를 파악해 예측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항공사들과 연관이 많다. 허니문 같은 경우, 동남아시아에서 하와이나 멕시코 캔쿤 쪽으로 선호지가 바뀐다. 이런 것들을 사전에 파악해 준비하고 대응하려고 해도 항공 노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욕심내고 있지만, 항공사 선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라 움직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라오스 같은 경우 수요가 최근 갑자기 늘었는데, 항공 좌석 공급이 없어 어렵다. 분석을 해 둬도 실제 상품으로 내놓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기본적으로 여행 트렌드 변화 예측을 목표하고 있다. 개인 취향에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3단계 계획을 생각하고 있다. 1단계는 홈페이지를 접속한 사람에 대한 맞춤형 노출, 2단계는 메일링 서비스다. 3개월 뒤 보내는 단순한 메일링이 아니라, 일본 여행 다녀온 사람에겐 이전에 봤던 내용들을 재구성해 발송되도록 하는 것이다. 3단계는 크로스커머스 형태로 여행 관련 도서를 구매한 사람에게 관련 여행 정보가 연결되고, 여행 상품을 구매한 사람에게는 그 지역 여행도서가 나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빅데이터에서 출발해 현재 제공되는 것은 단순한 수준이지만, 결국 예측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필요할 경우 향후 MOU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