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의 불붙은 IoT 경쟁…사물인터넷 선점 놓고 ‘너죽고 나살자’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2016.01.11]

삼성과 LG의 가전 경쟁에서 ‘사물인터넷(IoT)’이 승부수로 부상하고 있다.
IoT는 각종 전자기기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 사용자는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하며 기기들은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최근 열린 CES에서 삼성과 LG 양 사는 모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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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가 공히 CES에서 사물인터넷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은 그만큼 시장 성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사물인터넷이 2025년까지 연간 6조2000억달러, 최대 약 11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25년에는 전체 제조업체 80~100%가 사물인터넷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제조업 분야에 미칠 경제적 영향은 최고 2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스코는 2020년 500억개 사물이 IoT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2억5000만대가 인터넷과 연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기술 평준화로 가전기기에서 부가가치를 올리기 쉽지 않다. IoT 분야는 아직 특정 기업이 선점하지 못한 분야여서 한국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가전에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 등이 대표적”이라 분석했다.

‘스마트홈’ 놓고 각축전
삼성 TV와 냉장고, LG 車에 방점
사물인터넷 기술을 주거 공간에 적용한 것이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가전제품을 원격 조정하고 외부에서 냉난방기기를 조작하는 식이다. 가전 시장에서 세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제는 가전기기의 종류는 물론이거니와 생산자도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다. IT기기 사용자들이 특정 회사가 아닌 여러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리 IoT 기술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여러 제품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플랫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2016년 가전업체들의 IoT 경쟁은 누가 먼저 플랫폼을 선점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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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은
플랫폼 확대 최우선 과제
LG전자도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웹OS’가 있지만 TV에만 탑재하고 있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LG전자 측 전략은 호환성 확대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싱큐 허브는 기존 IoT 플랫폼과의 연계가 강점이다. 퀄컴, MS 등이 참여하고 있는 개방형 IoT 플랫폼인 올조인을 탑재해 제조사와 제품 종류에 관계없이 연동이 가능하다. 이미 스마트TV와 각종 기기에 올조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향후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IoT 플랫폼과도 스마트싱큐 허브를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체제에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구글과의 협력도 눈에 띈다. 구글은 지난해 5월 구글 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IoT 운영체제 플랫폼 ‘브릴로(Brillo)’를 선보였다. 브릴로는 스마트홈을 겨냥한 가벼운 OS.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OS를 장악한 것처럼 브릴로로 IoT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LG 측은 향후 가전제품 OS 중 하나로 브릴로도 채택한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두 회사의 IoT 경쟁은 킬러 제품을 누가 먼저 확산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조사업체인 애퀴티그룹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 80% 이상이 IoT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할 만큼 저변 확대를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초기 시장인 만큼 IoT 서비스로 큰 수익을 내는 기업도 없다. 실생활에서 IoT 서비스를 활용한 킬러 제품이 널리 사용돼야만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수 있는 셈이다.
킬러 제품 전략에서도 양 사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냉장고를 필두로 IoT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LG전자는 IoT 시장의 핵심 기기로 자동차에 방점을 둔다. 자동차를 통해 IoT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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