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스마트폰의 미래"… 두뇌 쟁탈전
강영수 기자
[2016.10.18.]

애플이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야 유명 학자인 러스 살라쿠트디노프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를 인공지능(AI) 연구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살라쿠트디노프 교수는 인간이 던지는 질문의 맥락을 기계가 더 잘 파악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애플은 이와 함께 살라쿠트디노프 교수팀에 합류할 머신러닝과 빅 데이터(big data), 컴퓨터 시각 인지 등 인공지능 분야 연구자도 공개모집하고 있다. 연구팀은 애플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리(Siri)’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서 인공지능 인재·기업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달 초 구글이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폰 ‘픽셀’을 출시한 것을 신호탄으로 인공지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현대증권 김동원 기업분석 부장은 "내년에는 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공지능 스마트폰을 본격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애플·구글, AI 인재·기업 확보 전쟁
애플은 지난 8월 머신러닝 벤처기업인 투리(Turi)를 2억달러(약 2258억원)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최근 1년 새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초기벤처기업)을 6개나 인수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에 스마트폰의 커다란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공지능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기술 벤처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하면서 인공지능 경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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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뒤처지면 2등도 힘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인공지능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최근 미국 UC버클리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공지능 연구에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화웨이는 2012년 설립한 자체 연구개발(R&D)센터 ‘노아의 방주’를 통해 UC버클리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노아의 방주’에는 연구인력만 7만5000명이나 된다. 이밖에 중국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켰던 샤오미는 지난달 27일 머신러닝을 통해 소비자에게 앱과 웹사이트를 맞춤식으로 추천하는 ‘인공지능 스마트TV’를 출시했고, 중국의 최대 포털 바이두도 지난 2012년 구글에서 영입한 앤드루 응 전 스탠퍼드대 교수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표 주자들도 작년 하반기부터 AI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와 기술 수준은 아직 해외 기업에 못 미친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은 “손으로 터치하는 게 아니라 말로 스마트폰 사용하는 시대가 곧 닥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2등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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