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 주말 여수 영취산으로 꽃놀이를 다녀온 김은숙(42·여) 씨. 이날 사진사를 자처한 김 씨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진달래 꽃대궐 속에 파묻힌 친구들의 모습을 쉴새 없이 찍었다.
밤늦게 부산으로 돌아온 김 씨는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며 스마트폰에 USB 허브를 연결한 뒤 100장이 넘는 사진을 PC에 한 장 한 장 옮겨 담았다. 김 씨는 이메일로 한번에 20개씩의 파일을 나눠 친구들에게 전송했다. 파일이 많고 용량도 크다보니 메일 발송 중 에러가 나기 수차례, 김 씨는 2시간가량 PC와 씨름한 끝에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일부 파일이 안왔다는 친구들의 성화가 빗발치면서 짜증이 치솟은 김 씨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례 2
중요 업무보고를 앞둔 이명수(38) 씨는 회사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집으로 가져왔다. 다음날 새벽에서야 개인 PC로 작업을 마친 이 씨는 작업 파일을 USB 메모리에 담고는 따가운 눈을 비비며 출근했다. 그러나 업무보고 직전, USB 메모리에 담긴 파일을 업무용 PC에 옮긴 뒤 출력된 문서를 받아 든 이 씨는 모골이 송연해졌다.
문서는 집에서 작업하기 전 상태 그대로였다. 아뿔싸! 수정 파일을 개인 PC에서 USB 메모리로 옮기는 과정에서 덮어 쓰기를 하지 않는 바람에 이전 파일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두 사례를 읽으면서 자기 일처럼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뭘 좀 아는 이들이라면 이렇게 훈수를 두고 싶을 것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쓰면 저런 걱정 안해도 되는데…".
■번거로운 자료 관리, 구름에 띄워봐!
클라우드(cloud) 서비스는 외부의 데이터 센터에 프로그램과 자료를 저장하고, 개인용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IT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자료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포털이 제공하는 이메일 서비스나 유료 웹하드도 일종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사진과 음악, 동영상 등 파일을 저장하고 웹상에서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외부의 가상 저장센터 이용
PC·태블릿·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자료 빼고 쓰고 보내고
다른 디지털 기기에서 쓰면
저절로 업데이트 저장
지인들과 폴더 공유도 가능
현재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애플과 구글 등 IT 기업과 국내 이동통신 3사, 인터넷 포털업체 등이다. 대부분 무료인데다, 기능도 유사하기 때문에 적당한 서비스를 골라 이용하면 된다.
■회사에서 작업하던 자료 그대로 집에서…
포털 네이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N드라이브'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일단 회사 PC와 개인용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자신이 쓰는 디지털 기기에 N드라이브 프로그램과 앱을 설치한다. 네이버 가입자라면 기존 ID와 연동되기 때문에 별도의 가입 절차가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업무보고.hwp'라는 파일을 작업해야 한다면, 이 파일이 들어 있는 회사 PC 폴더를 N드라이브 폴더와 동기화 설정하고, 해당 폴더를 다시 집 PC에 있는 폴더와 동기화한다. 동기화를 하면 N드라이브와 회사, 집 PC 모두에 동일한 파일이 생성된다.
이제 회사 PC로 '업무보고.hwp' 파일을 열어서 작업하고 저장을 하면, 이 파일 내용이 N드라이브와 집 PC에도 업데이트돼 저장된다. 퇴근 후 집에 가서 PC를 켜면 수정된 최신 파일을 확인할 수 있고, 집에서 추가로 작업한 내용은 그대로 다시 회사 PC로 옮겨진다.
동기화 기능은 특히 팀 프로젝트 수행시 빛을 발한다. 팀원들이 수시로 파일을 확인하고, 수정해야 하는 경우 시차에 따라 여러 파일이 뒤죽박죽 얽히기 십상이다. N드라이브 폴더를 팀원들과 공유한 뒤 각자 파일을 열어서 작업하면 다른 팀원들도 곧바로 최종 수정된 파일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처 직원을 만나러 나왔는데 상사가 자료를 수정해 보내달라고 한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앱을 깔아 두면 걱정 없다. N드라이브에 접속한 뒤 내장된 웹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회사 PC에 저장된 파일을 불러봐 곧바로 문서를 생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다.
■찍는 즉시 스마트폰에서 PC로…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김 씨처럼 스마트폰으로 자주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도 편리하다. 스마트폰에 N드라이브 앱을 깔고 '자동올리기' 기능을 설정해 놓으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즉시, 사진 파일이 N드라이브로 저장된다.친구들에게 내가 찍은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면? 폴더 공유 기능으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N드라이브 상에서 보내고 싶은 자료가 들어 있는 폴더를 지정한 뒤 주소록에서 공유할 친구들의 명단만 클릭하면 폴더째로 사진이나 문서파일이 전송된다. URL 기능을 이용하면 해당 자료가 저장돼 있는 특정 웹주소가 생성된다. 이 웹주소 접속시 필요한 암호만 알려주면 누구든 내가 올려놓은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메일 카페 블로그 문자메시지 카톡 등으로도 자료를 전송할 수 있다.
단, 음악과 동영상, 4GB가 넘는 대형 파일은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없다. 기존의 P2P 서비스처럼 불법 음원과 동영상 콘텐츠 유통 채널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