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 ‘GITEX AI(인공지능)’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전광판 아래 ‘중동판 CES’로 불리는 자이텍스 글로벌 행사장을 찾은 각국 대표단과 기업 관계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180개국 6800여 개 기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AI·데이터·반도체·지정학이 교차하는 ‘기술 패권의 전면전’을 주제로 막을 올렸다.
전시장 안은 말 그대로 AI 자본의 ‘블랙홀’이었다. 미국·유럽의 빅테크뿐 아니라 인도, 싱가포르, 한국 AI 스타트업까지 몰려들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머니를 앞세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라우드 기업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중동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현장의 한 글로벌 AI 기업 관계자는 “이제는 AI 기업이 아니라 AI를 무기화한 국가들의 전쟁터가 됐다”며 “올해 GITEX는 그 전선을 중동이 주도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무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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