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3-20 09:27
[디지털타임스] [DT광장] 빅데이터 개화 ICT가 앞장서자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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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3032002012351600001 [1161]
미래 분석가인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개는 무엇을 보았나'에서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보가 부족한 과거에 전략가들은 하나 하나의 정보를 찾아 퍼즐을 맞추는 방식이 필요했지만, 빅데이터라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최근에는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 미스터리한 영역을 해석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퍼즐은 많은 단서를 가질수록 정답에 다가가지만, 미스터리는 경험과 통찰로 해답을 찾아간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가령 테러집단인 알카에다 거점이 어느 곳에 있는지를 찾는 과정은 퍼즐 영역이지만 미래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건 미스터리 영역이라는 것이다.

기업을 둘러싼 대내ㆍ외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고, 이전보다 훨씬 복합적인 난제들과 당면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퍼즐과 미스터리 같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요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화두 중 단연 으뜸은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가 벤더들의 마케팅 트릭(편법적인 마케팅)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필승의 전략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수립해야 하는 최근 기업 환경에서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증대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 상당수는 아직도 빅데이터의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KRG가 국내 매출 500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도입했거나 검토중인 기업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들의 빅데이터 도입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위해선 관련 ICT 벤더들의 적극적인 빅데이터 활용과 이를 통한 경험, 노하우, 전문인력 축적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퍼즐과 미스터리 영역이 혼재돼 있는 시장환경에서 국내 ICT 벤더들의 빅데이터 활용수준은 어떨까? 미스터리는 고사하고 퍼즐조차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기업들이 허다하다. 통상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들은 단순히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공개된 정보에 의지하거나 일부 세일즈 부서의 비선 정보같은 비정형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식은 때때로 그릇된 판단을 내리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퍼즐을 해결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최근의 복합 경쟁 구도에서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만큼이나 미스터리 영역인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집된 고객 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한 후 날카로운 통찰력과 예지력, 미래 분석능력, 노하우를 결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접근방식, 고도화된 마케팅 등의 보다 차별화된 전략과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 노하우와 경험을 가진 벤더만이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고객을 충분히 설득하고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다른 분야도 매한가지이지만 벤더들이 고객들에게 빅데이터의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스스로의 경험과 문제 해결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하고 복합적이면서 난이도가 높은 퍼즐과 미스터리 영역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ICT 시장에서 쌓은 빅데이터 경험을 갖고 고객에게 그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때 고객에게도 진정성 있는, 성실한 제안이 될 수 있다.

빅데이터가 ICT 시장의 차세대 성장기반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ICT 업체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사업기회에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가치를 경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ICT 업계가 먼저 빅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할 때 시장은 개화될 것이다.